[디 애슬래틱] 엔소 페르난데스, 벤피카에서 첼시로: 과연 £106m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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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지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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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래틱] 엔소 페르난데스, 벤피카에서 첼시로: 과연 £106m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가?](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0628/8584788253_340354_8bff6f7c89256fca8acdbf0f824fb2e8.png)
벤피카는 이번에는 엔소 페르난데스가 월드 챔피언이 되는 것을 응원하지 않는다.
2022년 12월, 카타르에서 페르난데스가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은 그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만큼이나 리스본의 벤피카 진영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함께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대회 초반 교체 선수로 출전했으나,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되어 환상적인 골을 터뜨린 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의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었고, 이는 아르헨티나의 대회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투입은 리오넬 메시에게 연결되는 미드필드 공급 라인을 다시 균형 있게 조정했다.
페르난데스는 당시 벤피카에서 겨우 6개월밖에 뛰지 않았지만, 구단이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점은 이미 분명했다. 리버 플레이트로부터 그를 영입할 때 지불한 금액은 기본 1,000만 유로(약 850만 파운드, 1,200만 달러)에 800만 유로의 추가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유일한 변수는 그 시점이 언제일지뿐이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이 이끄는 벤피카는 월드컵 휴식기에 접어들 당시 프리메이라리가에서 승점 8점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파리 생제르맹과 유벤투스를 제치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1위를 차지한 상태였다. 페르난데스는 단기간에 지배적인 중원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확고히 했다.
잠재적으로 특별한 팀의 핵심을 지키려는 벤피카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페르난데스는 첼시의 집요한 구애 속에 포르투갈로 복귀했다. 그는 브라가와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경기에 출전하라는 설득을 받아들여 뛰었고, 이후 새해를 맞아 다시 아르헨티나로 날아갔다.
그 다음 리그 경기인 포르티모넨세전에서 제외되었던 그는, 이후 바르짐과의 컵 대회 경기에서 복귀해 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가슴에 달린 구단 엠블럼을 손으로 두드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는 그가 팀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널리 해석됐다.
그러고 나서 3주 뒤, 그는 첼시로 이적했다.
“그는 벤피카에 대한 어떠한 헌신도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그가 더 이상 벤피카를 위해 뛸 수 없다고 생각했다. 팬으로서 나는 이 선수를 더 이상 원하지 않았고, 경영진 입장에서도 이는 해결책이 아니었으며, 그는 더 이상 라커룸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페르난데스는 첼시로 이적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였고, 그 과정에서 이적이 벤피카에 막대한 재정적 이익을 안겨줬음에도 불구하고 클럽과의 남아 있던 호의는 모두 잃었다. 그리고 그는 2년 반 전 스탬포드 브리지로 데려오기 위해 들인 노력과 막대한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쩌면 그보다 더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이번 토요일 열리는 첼시와 벤피카의 클럽 월드컵 16강전에서 출전할 페르난데스는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첼시 미드필드의 중심에서 조르지뉴의 포지션적·정신적 후계자라는 페르난데스에 대한 인식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당시 첼시 감독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자국 출신 후배인 페르난데스가 수비적으로 ‘넘버 6’ 역할을 맡기엔 영향력이 부족하고, 공격적으로 ‘넘버 8’으로 기용하기엔 창의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비공식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포체티노는 그를 주로 후자에 가까운 역할로 배치했다.
포체티노의 후임인 엔초 마레스카는 이에 대해 더 정교한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10월, 마레스카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볼을 소유할 때는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플레이하고, 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는 모이세스 카이세도 옆으로 내려와 수비 밸런스를 잡아준다.”
페르난데스는 이제 프리미어리그 수준의 강도로 박스 투 박스를 오갈 만큼 충분한 체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는 2022-23시즌 중반 벤피카에서 이적해 왔을 당시에는 갖추지 못했던 부분이다.
마레스카의 시스템에서 맡은 역할 요구는 페르난데스의 경기 스타일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했다. 지난 시즌, 이 24세 미드필더는 90분당 터치 수(67.6회)와 시도한 패스 수(58.1회) 모두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의 영향력은 첼시의 볼 점유 시퀀스에서 거의 전적으로 왼쪽 ‘포켓’ 또는 하프스페이스에 집중돼 있으며, 박스 형태의 미드필드에서 콜 파머와 함께 전진한 두 명의 창의적 플레이메이커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적응 과정은 때때로 고통스러웠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그가 첼시의 베스트 일레븐에 논리적으로 들어맞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마레스카 감독 역시 이 문제로 고민하는 듯 보였고, 실제로 지난 10월 프리미어리그 4경기 연속으로 그를 벤치에 앉혔다. 당시 감독은 로메오 라비아와 카이세도의 미드필드 조합이 제공하는 ‘피지컬’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페르난데스는 첼시 공격에서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입증해왔다. 그는 파이널서드에서 기회를 더욱 효율적으로 창출하고, 보조적인 득점 위협까지 제공하고 있다. LAFC전에서 리암 델랍의 크로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골로 연결한 장면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으며, 이는 5월 초 리버풀을 상대로 결정적인 선제골을 넣을 때 보여준 침투 움직임과 유사했다.
페르난데스의 슈팅 시도 빈도는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약간 줄어들었지만(90분당 1.6회, 이전 시즌 1.8회), 첼시 이적 이후 슈팅의 평균 거리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22-23시즌에는 평균 25.7야드였던 슈팅 거리가 2023-24시즌에는 21.3야드, 그리고 2024-25시즌에는 18.1야드로 점점 줄어들었다. 이와 맞물려 그의 마무리 능력 또한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페르난데스는 스포츠 심리학자와 함께한 시간이 정신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 온 첫 1년 반은 쉽지 않았어요. 나라를 옮기는 것도 힘들었고 모든 게 새로웠죠. 새로운 언어, 새로운 환경. 가족과 함께 있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여기(영국)에서는 오후 3시면 벌써 밤이 되니까,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었어요. 그러다 심리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내가 느끼는 것을 털어놓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모든 것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페르난데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직접적으로 13골에 관여했으며(6골 7도움), 이는 유럽 무대에서 기록한 최고의 공격 성과다. 또한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첼시가 레알 베티스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둘 때 골과 도움을 모두 기록했으며, 콜 파머의 정확한 크로스를 받아 동점골을 머리로 밀어넣었다.
그는 미국에서도 이 같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LAFC전에서의 골에 이어, ES 튀니스와의 경기에서는 영리한 칩 패스로 리암 델랍의 첼시 데뷔골을 도왔다. 경기 후 델랍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가 공을 잡으면 뛰라고 말했어요.”
페르난데스는 이미 첼시에서 뛴 경기 수가 리버 플레이트와 벤피카에서 뛴 경기 수를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으며, 그중 상당수는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줄곧 그를 경기장 위에서 팀의 “기준점(reference)”으로 묘사해왔지만, 그 위상은 이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지난여름 논란이 됐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버스 안 인종차별 노래 영상 사건 이후, 라커룸 내에 지속적인 갈등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일은 이제 리스본에서의 짧았던 시절과 함께 과거로 묻힌 듯하다. 벤피카가 이번 재회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승리뿐이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페르난데스가 그들을 탈락시킬 핵심 인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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