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디즈는 레알 마드리드에 절친한 친구가 둘 있다. 한 명은 튀르키예 대표팀 동료인 아르다 귈러이고, 또 한 명은 유벤투스 유소년팀에서 두 시즌을 함께한 딘 하위선이다. 특히 하위선과의 사이는 가족처럼 각별하다. 둘은 영어로 대화하며, 둘 다 이탈리아에 막 도착했을 때부터 친해졌다. 심지어 나이도 같다. 이번 대회에서도 둘은 분명히 꾸준히 연락하고 있을 것이다.

 

일디즈는 여덟 살 때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정상에 오를 것이라 믿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심지어 그의 방출 배경에는 튀르키예 혈통 때문에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되었고, 결국 17세에 유벤투스로 이적하게 된다. 이후 유벤투스에서의 성장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이제는 팀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다. 2023년 12월, 만 18세 234일의 나이로 데뷔전을 치르며 유벤투스 역사상 가장 어린 외국인 데뷔 골 기록도 세웠다. 이 번호는 과거 델 피에로도 달았던 유서 깊은 번호다.

 

되돌아보면 그의 축구 인생은 쉽지 않았다. 바이에른에서는 심지어 9번으로도 기용됐던 적이 있다. 현재는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을 즐기는 윙어에 가깝다. 그러나 그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는 기량이 아니라 주체적인 성격과 꾸준함이다. 17세에 자택에 개인 헬스장을 차렸고, 튀르키예어보다 훨씬 더 능숙한 독일어를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독일 대표팀이나 나겔스만의 적극적인 관심이 없자 튀르키예 국가대표를 선택하는 강단도 보였다.

 

그의 이탈리아행은, 바이에른에서의 문화적 마찰과 좌절의 결과였다. 유벤투스는 그를 자유계약으로 데려왔고, 바이에른은 선수 육성권에 따른 보상금 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장 가치는 8,000만 유로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며, 유벤투스는 그를 미래 프랜차이즈 선수로 확신하고 있어서 전혀 매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일디즈는 우아한 스타일의 선수이지만, 골문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결단력도 겸비하고 있다. 바이에른 유스 시절, U-17팀에서 첫 6경기 동안 4골 5도움을 기록했고, U-19팀에서는 7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2022년 바이에른과의 계약 만료 시점에 이탈을 결심했으며, 클럽도 가족도 큰 아쉬움을 품고 뮌헨을 떠나야 했다. 그의 아버지 또한 바이에른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독일을 떠나면서 좋은 인연들은 남겼다. 현재 바이에른 1군 미드필더 파블로비치와, 그가 가장 친한 친구인 잔 우준(최근 뉘른베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이적)과는 여전히 돈독하다. 셋은 모두 독일 레겐스부르크 출신이다.

 

이 모든 배경을 종합하면, 일디즈는 머지않아 유럽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지금 그가 등번호 10번을 달고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게 된다는 사실은, 레알 측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한편, 딘 하위선은 2021년 말라가를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일디즈는 그보다 조금 늦은 2022년에 도착했으며, 유벤투스 유소년팀 ‘프리마베라’에서 둘은 함께 성장했다. 당시 유벤투스는 둘을 구단의 미래로 여기며 함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자라난 국적(네덜란드와 독일)과 대표팀 소속국(스페인과 튀르키예)이 다른 공통점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