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에서 보여준 눈부신 활약, 클럽 월드컵에서 3골로 득점왕, 그리고 16강에 진출한 유벤투스의 명백한 리더. 터키 출신 20세 케난 일디즈는 이탈리아 ‘비안코네리’ 팬들 사이에서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떠올리게 하며 ‘올드 레이디’를 다시 축구 지도의 중심에 올려놨다.

 

일디즈의 최근 폭발적인 기량은 유벤투스에게 새 숨결을 불어넣었다. 비록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 덕분에 16강 진출이 확정됐지만, 이 팀은 2020년 9연속 리그 우승 이후 역대 최악의 혼란기를 겪고 있다.

 

2023년 가상의 이익 조작으로 인한 10점 감점 징계와 이로 인한 유럽 대회 출전 금지, 챔피언스리그 연이은 참패, 코로나19 시기 선수 임금 문제로 인한 법적 분쟁(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함), 그리고 파울로 디발라의 이적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2024년 코파 이탈리아 우승도 분위기 반전엔 실패했다. 오히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 경질과 티아고 모타 감독 선임으로 이어졌으나 원하는 효과는 없었다.

 

2024-25 시즌이 끝나기 9경기 전,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부임해 팀 분위기를 바꾸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투도르는 자신의 재계약을 이뤄내며 공격의 열쇠를 일디즈에게 맡겼다.

 

제 2의 ‘델 피에로’가 맨시티와의 최종 시험대에 오른다

 

2005년 5월 4일생인 케난 일디즈는 토리노 팬들에게 큰 희망이다. '올드 레이디’는 그를 새로운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로 본다. 이 청년은 이미 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 경기 모두에서 골을 넣으며 기대를 증명했다.

 

뮌헨 바이에른 유소년 출신인 일디즈는 2022년 유벤투스의 23세 이하 팀인 ‘유벤투스 넥스트젠’ 프로젝트로 영입됐다. 2022-23 시즌을 3부 리그에서 보낸 뒤 2023-24 시즌부터는 알레그리 감독의 지휘 아래 1군에서 출전 시간을 얻었으나, 지금처럼 주연급 대우는 아니었다.

 

2024년 9월 18일 PSV와의 경기에서 유럽 무대에 본격 데뷔하며 멋진 골로 유벤투스 스타디움을 열광시켰다. 이는 리뉴얼된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골이었고, 유벤투스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이자 챔피언스리그 UCL 시대(1992-93 시즌 이후) 터키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당시 나이는 19세 136일로, 델 피에로가 1995년 20세 308일에 세운 기록을 깼다.

 

특히 등번호 10번을 달고 뛴 그는 거의 20년 전 델 피에로가 만든 골과 매우 흡사한 명골을 기록하며 전설을 잇고 있다.

 

일디즈 덕분에 유벤투스는 16강에 진출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조 선두를 다투게 됐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보상이 아니라, 재건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될 재정적 성과이기도 하다.

 

참가만 해도 1,700만 유로를 받고, 승리 보너스 약 200만 유로, 16강 진출 보너스 약 700만 유로를 합쳐 현재까지 약 2,750만 유로의 상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 모든 성과는 일디즈의 두 번에 걸친 빛나는 경기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