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층 전망대와 다수의 레스토랑, 바가 들어설 공간에는 이미 안전 가림막이 설치됐지만, 이 시설들이 실제로 문을 여는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기장 외부에선 콘차 에스피나 거리와 카스테야나 거리 인도의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외벽 곳곳엔 방음 장치로 보이는 설비가 더해지고 있다. 이는 향후 콘서트 개최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장비들이 경기장 안쪽에도 자리 잡으며, 이 방음 강화 작업의 일환임을 짐작케 한다.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내부다.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베르나베우 투어’를 찾은 관광객과 팬들로 붐비는 경기장 안에서는 15개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가 전시된 뮤지엄 관람 후 그라운드가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이곳의 잔디는 이미 철거된 상태다. 올여름 새 잔디로 교체될 예정이며, 그라운드 바닥은 평소보다 낮아져 있어 지하 공간인 ‘히포게오’의 일부가 드러나 있다.

 

공사 차량과 인부들이 경기장 곳곳에서 작업 중인 가운데 특히 양 골대 뒤편이 공사의 중심이다. 여기선 최소 두 줄 이상의 가변 좌석 설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오는 11월 16일 열릴 예정인 NFL 경기를 위한 조치다. 미식축구 경기장의 크기가 축구 경기장보다 넓어 그 공간 확보를 위해 가변 좌석 설치가 필수적이다.

 

이번 공사로 인해 베르나베우 투어의 동선도 변경됐다. 잔디밭이나 벤치로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라커룸 역시 리모델링 중이다. NFL 경기에 맞춰 라커룸을 더욱 넓히려는 작업이다. 이로써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또 한 번 대대적인 여름 공사 시즌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