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마테우 알레마니 단장이 설정한 아틀레티코의 방출 로드맵은 갈란과 카를로스 마르틴에 국한돼 있었지만, 베테랑 디렉터의 풍부한 경험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비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사례가 바로 로마가 ‘최우선 타깃’으로 점찍은 자코모 라스파도리였다. 다만 메트로폴리타노의 입장은 분명하다. 떠나야 할 이유도, 보낼 필요도 없는 이탈리아 국가대표 공격수에게는 명확한 가격이 책정돼 있다.

 

이번 시즌 326분 출전에 그치며 시메오네 감독이 기용한 선수 명단에서 20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감독과 마테우 알레마니 모두 라스파도리를 훌리안 알바레스, 쇠를로트, 그리즈만과 함께 공격진을 보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직 성장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효율을 보여줬다는 점을 높이 산다. 

 

그는 단 네 차례의 선발 출전에서 두 골을 기록했는데, 상대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아틀레티코 발레아레스였다. 또한 14차례의 간헐적인 출전 동안 두 차례의 도움도 기록했다. 하나는 리버풀 원정에서 전반 선발로 나서 로렌테의 골을 도운 뒤 하프타임에 교체됐고, 다른 하나는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로나전에서 교체 투입된 뒤 앙투안에게 연결한 어시스트였다.

 

이처럼 ‘잭’ 라스파도리는 여전히 아틀레티코의 구상 안에 포함돼 있다. 물론 출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공격수로 하여금 조국에서 들려오는 유혹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로마로부터의 관심으로, 그곳에서는 이번 시즌 전반기보다 훨씬 더 큰 비중을 부여받을 수 있는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는 국가대표팀 소집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월드컵 출전 가능성 역시 전혀 위협받지 않고 있다. 그와 동시에, 구단은 그의 활약에 대한 만족감을 전달하면서도, 만약 이적을 논의하게 될 경우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또한 분명히 밝혔다.

 

 

 

로마는 200만 유로의 임대료와 2,000만 유로의 선택적 완전 이적 옵션을 제안하고 있지만, 아틀레티코의 입장은 중요한 조건을 덧붙인다. 그 옵션이 ‘의무 조항’일 경우에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라스파도리가 직접 이적을 강하게 원할 경우에도 메트로폴리타노의 구상은 지난여름 나폴리에 지불한 2,200만 유로를 전액 회수하는 데 있다. 

 

즉각적인 완전 이적이든, 의무 이적이 전제된 임대든 조건은 같다. 가스페리니 감독 체제에서 라스파도리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리고 시즌 종료 후 로마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결국 이는 특정 공격수의 이탈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 강경한 입장이다. 구단은 자신의 역할 안에서 여전히 신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선수에게 분명히 전달해왔다. 그렇기에 라스파도리의 미래는 그의 선택에 달려 있거나, 아니면 최소 2,000만 유로를 들고 로마가 직접 문을 두드리는 상황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