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유나이티드의 레트로토피아, 영원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드는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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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유나이티드의 레트로토피아, 영원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드는 굴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여전히 거대하게 감싸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유산

 

James Horncastle

 

Jan. 10, 2026 2:15 pm

 

 

게리 네빌의 전 동료인 대런 플레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임시 감독으로서 첫 경기를 지휘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네빌은 유나이티드의 2026년 시작에 대해 "우리 모두가 이전에 본 적 있는 영화와 같다"고 평했다.

 

 

 

네빌은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을 언급했는데, 이는 적절한 비유다. 다만 영화 속 주인공 필 코너스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때 파멸의 고리가 끝난다는 점은 현재의 유나이티드 상황과 대조적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은퇴한 지 12년 반, 그리고 짐 랫클리프 경이 구단 운영권을 장악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유나이티드가 더 나은 축구 구단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후벵 아모림 감독 경질 이후 세간의 관심은 다시 유나이티드의 정체성으로 향했다. 유나이티드는 현재 사랑의 블랙홀이라기보다는 클래스 오브 92 멤버들이 제작하는 수많은 팟캐스트 중 하나를 닮아가고 있다. 녹음실에서처럼 감독석에서도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기 위해 전 동료들을 차례로 불러들이는 모양새다.

 

 

 

글레이저 가문과 최근의 랫클리프 경이 구축한 축구 리더십 팀은 마치 팟캐스트 디 오버랩(The Overlap)의 프로듀서처럼 보일 정도다그들은 "이번 주에는 긱스를 부를까? 캐릭은 어때? 플레처는? 솔샤르도 최근에 출연하지 않았나?"라고 자문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퍼거슨 경의 유산이 한 세대의 선수들을 미래의 임시 감독이나 콘텐츠 제작자로 길러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최근 폴 스콜스와 니키 버트는 자신들의 팟캐스트에서 유나이티드의 본질에 대해 "유나이티드는 위험을 감수하고 상대의 목을 노려야 하는 팀이다. 1-0으로 만족할 수 없으며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골을 노려야 한다. 쓰리백이 아닌 4-4-2로 공격, 공격, 또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매니저로 로이 킨을 영입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스콜스와 버트 두 사람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킨의 마지막 감독 경력은2011년 입스위치 타운이었으며, 당시에는 퍼거슨 경이 여전히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흐름이라면 로이 킨이나 파트리스 에브라를 코치진으로 부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게리 네빌 또한 구단이 여름에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적절한 절차만 밟는다면 "솔샤르의 복귀를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2018년 당시에도 계획된 바였으나, 파리 생제르맹전 3-1 승리 이후 솔샤르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이성적인 판단은 묻히고 말았다.

 

 

 

당시 리오 퍼디난드는 BT 스포츠를 통해 "유나이티드가 내게 고마워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장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올리고 그가 원하는 숫자를 쓰게 하라. 올레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말했다.

 

 

 

https://x.com/rioferdy5/status/1111198416267284480?s=20

 

 

 

아모림 경질 이후에도 퍼디난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데 제르비, 투헬, 차비 혹은 성적이 좋을 경우 대런 플레처를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변함없는 태도를 보였다.

 

 

 

유나이티드는 늘 과거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구단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정의한 레트로토피아 속에 존재한다. 바우만은 이를"현대 세계에 불안과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과거의 시절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경향"이라고 정의했다. 유나이티드는 그 과거의 포로가 된 셈이다.

 

 

 

이런 점에서 유나이티드는 순수한 히치콕식 영화와도 같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에서 주인공 맥심 드 윈터는 재혼 후 아내를 자신의 저택 맨덜리로 데려온다. 하지만 그 저택은 전처 레베카의 흔적에 압도되어 있다. 모든 것이 레베카의 방식대로 유지되며, 사람들은 그녀를 가장 위대한 여성으로 추억한다. 맥심은 심지어 새 아내에게 레베카의 옷을 입히려 하기까지 한다.

 

 

 

이는 과거가 현재를 폭압하고 끊임없는 비교가 정체성을 훼손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맨덜리 저택이 불타 없어진 뒤에야 비로소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서사가 유나이티드에도 적용된다면, 이른바 밈의 극장이 되어버린 올드 트래포드를 떠나 새 경기장으로 향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허구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 주제 무리뉴가 언급한 축구 유산(Football Heritage)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우리 구단에는 유나이티드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역사적 신념이 부족하다"고 토로하곤 했다. 이러한 무형의 가치들은 놀라운 성과를 일상처럼 보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는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역사로부터 영감을 얻기보다 그 무게에 압도당해 온 것으로 보인다.

 

 

 

유나이티드는 이제 과거 퍼거슨 시절의 방식에 집착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당시의 정체성은 4-4-2 포메이션이나 윙어 전술에 묶여 있었던 것이 아니라, 퍼거슨이라는 인물 그 자체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84세가 된 그는 더 이상 감독석에서 껌을 씹으며 시계를 가리키지 않는다. 그 시절의 유나이티드는 이미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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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는 퍼기 타임의 순간

 

 

이탈리아에서도 AC 밀란이 전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체제에서 동일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밀란은 레오나르두, 클라렌스 세도르프, 그리고 피포 인자기를 차례로 감독에 앉혔는데, 이는 그들 중 한 명이 제2의 파비오 카펠로나 카를로 안첼로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중 누구도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와 같은 성장 마인드가 부족했던 리그에 속해 있던 밀란은 점점 늘어나는 중계권 수익이라는 안전망도 없이 암흑기로 접어들었다.

 

 

 

밀란이 이 수렁에서 벗어난 것은 기술 이사로 복귀한 파올로 말디니가 구단주들을 설득해 수십 년 전의 방식이 아닌 현재 구단에 필요한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이는 더 이상 베를루스코니 시절의 밀란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발롱도르 후보 명단을 들고 선수를 찾는 대신, 도르트문트나 아탈란타 같은 신흥 강호들이 선수를 영입하는 시장을 살피고 그들로부터 배우는 겸손함이 필요했다. 동시에 밀란의 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고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2022년 밀란은 11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유나이티드에 비해 현저히 적은 자원으로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만약 랫클리프 경의 리더십 팀이 과거 임시 감독을 맡았던 솔샤르, 캐릭, 혹은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다시 불러들인다면, 그들이 지분 인수 전 비판받았던 기존 경영진과 무엇이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는 유나이티드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시도로 보일 뿐이며, 오히려 현대 축구 구단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제이미 레드냅이 유나이티드가 당장 본머스의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동료 해설가 팀 셔우드는 "본머스가 이라올라의 대체자로 솔샤르를 고용해야 하느냐"라고 짖궂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레드냅은 "절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의 그 어떤 구단도 솔샤르를 선임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솔샤르를 좋아하지만, 만약 그가 정말 뛰어난 감독이었다면 왜 유나이티드를 떠난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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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군나르 솔샤르와 마이클 캐릭이 과연 유나이티드에 적합한 대안인가?

 

 

대런 플레처를 임시의 임시 감독으로, 혹은 솔샤르나 캐릭을 상시적인 임시 감독으로 세우는 것은 단기적인 해결책으로서 논리적인 방어 기제가 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은 후벵 아모림의 경질이 계획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랫클리프 경은 지난 10월 한 팟캐스트에서 아모림에 대해"그는 3년 동안 자신이 훌륭한 감독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고, 3년의 시간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또한 랫클리프 경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아스날 부임 초기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 아스날이 그를 끝까지 믿어준 사례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는 결국 아모림을 포기했다.

 

 

 

최소한 아모림은 팀을 리그 6위에 올려놓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물러났다. 부상 선수 속출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감독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물론 유나이티드가 그를 반드시 끝까지 믿었어야 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시즌이 18경기나 남은 시점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왜 아모림보다 확실한 성적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유나이티드 U-18 팀 경력이 전부인 플레처나, 베식타스에서 경질된 솔샤르, 미들즈브러에서 3시즌 동안 단 한 번 6위권에 진입한 캐릭, 그리고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의 강등에 일조한 반 니스텔루이가 과연 아모림보다 나은 대안인가.

 

 

 

2024년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튼에서 최근 아모림이나 엔초 마레스카보다 더 도발적인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그는 구단주의 야망에 의구심을 표하며 "내가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머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가 3월이었음에도 브라이튼은 즉각 그를 해임하거나 아담 랄라나를 임시 감독으로 세우지 않았다. 그들은 시즌 끝까지 데 제르비 체제를 유지한 뒤에야 결별을 선택했다.

 

 

 

리암 로세니어 감독을 선임한 첼시의 결정은 최소한 블루코(BlueCo) 네트워크 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했기에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왜 랫클리프 경의 멀티 클럽 운영 체제가 유나이티드에 활용 가능한 더 넓은 네트워크를 제공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니스는 프랑크 에스 감독을 경질했는데, 그의 명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겠으나 에스는 랑스를 2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이끌었고 2023년에는 PSG에 단 1점 차 뒤진 성적을 냈으며 아르테타의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유나이티드 감독급이 아니다"라는 말은 익숙한 레퍼토리지만, 요즘 시대에 그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은 아무도 없다. 에딘 테르지치나 티아고 모타 같은 인물을 시즌 종료 시점까지 임시로 선임하고 6월에 재검토할 수는 없었는가. 대안은 분명히 존재한다.

 

 

 

더욱이 역대 가장 길었던 월드컵 이후 프리시즌 기간이 짧아질 상황에서, 누군가 공석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과연 이득인가. 에릭 텐 하흐를 유임시키고 댄 애쉬워스와 아모림을 선임했던 유나이티드의 판단력을 다시 신뢰할 수 있는가.

 

 

 

2026년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영입할 수 있는 일류 감독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영국 구단들이 감독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좁아진 것은 아닌가. 그들은 구단 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단순히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자기 자리를 지키는 '코치'만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영입 전권이 감독에게만 주어져서는 안 된다. 그랬다간 에레디비시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길 기대하는 꼴이었던 올드 트래포드의 '재결성된 아약스(텐 하흐 체제)' 같은 팀이 만들어질 뿐이다.

 

 

 

물론 타협은 필요하다. 일류 감독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고용주에게도 도전하고 자극을 주는 존재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구단 고위층의 결정에 대해 언론의 질문을 직접 받아내야 하는 입장에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 사이 유나이티드의 파멸의 고리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광기를 어떻게 정의했는가.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 아니었나.

 

 

https://www.nytimes.com/athletic/6953600/2026/01/10/manchester-united-manager-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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