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바의 상황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진 지금, 그가 클럽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것이 확정되면서 더욱 그렇다. 14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알라바는 1년 넘게 정상급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계약은 2026년까지로 남아 있지만, 재계약 논의는 없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 끊이지 않는 부상과 출전 기회 부족, 그리고 센터백 포지션 내 치열한 경쟁은 그를 점점 더 곤란한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 게다가 그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을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2026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

 

그는 이제 만 33세이며, 내년 여름 월드컵은 오스트리아 대표로서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팀의 주장, 상징적인 인물, 그리고 대표팀에 헌신적인 인물이자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무대를 앞두고 있다. 운도 따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아직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H조 2위에 올라 있고, 다른 팀들은 벌써 네 경기를 소화한 곳도 있다. 상대 팀들 역시 루마니아, 보스니아, 키프로스, 산마리노 등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 오스트리아의 본선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 월드컵은 알라바에게 완벽한 쇼케이스다. 계약은 아직 1년 남았고, 레알 마드리드는 이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의 순수 연봉만 연 1,250만 유로로, 그에 상응하는 경기력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구단은 그가 떠나길 바란다. 문제는 이 연봉을 감당할 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1년 넘게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고, 십자인대 파열 이후 무릎에 지속적인 문제가 남았다.

 

2024-25시즌은 그에게 사실상 실패였다. 출전 시간은 총 599분. 라리가 316분, 챔피언스리그 175분, 국왕컵 108분에 불과하다. 복귀를 위해 노력하던 와중에 또다시 같은 무릎에 반월상 연골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는 듯했으나, 또다시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위해 마지막까지 희망을 품고 재활을 이어갔지만, 결국 이번 시즌과는 작별이다.

 

알라바는 12월 17일 비야레알전에서 십자인대 파열을 입은 뒤로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무릎 회복 속도도 느린 편이었고, 의료진은 6~8주의 추가 결장을 예상했다. 사비 알론소가 지휘봉을 잡은 지금, 둘은 과거 바이에른 뮌헨에서 3시즌 동안 동료로 뛴 경험이 있다. 알론소는 선수단 전체에게 솔직한 평가와 조언을 건네고 있으며, 알라바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5번째 센터백

 

현 상황에서 알라바는 센터백 순위 5위다. 그 앞에는 뤼디거, 밀리탕, 딘 하위선, 아센시오가 있다. 특히 하위선은 구단이 6천만 유로를 들여 영입한 선수고, 아센시오는 2031년까지 재계약을 마친 신뢰받는 자원이다. 둘 다 미래를 위한 분명한 투자다. 여기에 조안 마르티네스라는 유망주도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십자인대 파열로 결장했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1군 로테이션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알라바가 계약을 끝까지 소화하겠다고 한다면, 그는 월드컵 출전 기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물론 그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절대적인 존재이고, 지난 유로 대회에서는 부상 중에도 코치진에 합류했기 때문에 명단 포함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그러나 1년간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대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긴 어려울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그의 이적을 전혀 꺼리지 않는다. 그의 총 연봉 부담은 연 2,500만 유로(세전 기준)에 달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활약은 없기 때문이다. 결정권은 알라바에게 있다. 남아 있으면서 월드컵을 위험에 빠뜨릴 것인가, 혹은 이적하여 경기를 뛰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