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프리미어리그의 이단아, 라얀 셰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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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프리미어리그의 이단아, 라얀 셰르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108/9134197053_340354_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png)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득점 후 세리머니하는 라얀 셰르키
골대 뒤에서 강하게 찬 공이 셰르키의 가슴 앞으로 날아든다.
라얀 셰르키는 부드럽게 공을 받아내지만, 공은 허리 높이까지 튀어 오르며 ‘D존’ 안쪽에서 단 두 번의 터치로 골을 넣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셰르키는 발을 한 번도 조정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여 하프 발리 슈팅으로 공을 골대 구석 상단에 꽂아 넣는다.
도전을 기다리던 동료 선수들이 놀라서 외치는 함성이 셰르키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그는 다음 공을 보내달라며 손짓한다.
그는 계속해서 완벽한 마무리를 이어간다.
오른발 안쪽으로 찬 슈팅은 골대를 맞고 들어가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회전 동작 속 첫 터치로 백힐 트래핑을 한 뒤 익숙한 휘어차기 동작으로 이번에는 왼발로 마무리한다. 오른발 발등으로 먼 포스트를 향해 또 한 번 정확히 찔러 넣은 뒤, 마지막 공은 공이 땅에 닿기 전 왼발 바깥쪽으로 감아 넣는다.
프랑스 대표팀 동료들이자 관중인 선수들이 그에게 “기술 전부를 보여달라”고 외치며 환호하자, 셰르키는 한층 들뜬 모습으로 자신만의 재주를 이어간다. 그러나 곧 한 코치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며 “이제 그만하라”는 듯 훈련을 종료시킨다.
그 코치는 티에리 앙리 감독이 이끌던 2024년 프랑스 남자 올림픽 축구대표팀에서 수석코치를 맡았던 전 아스날·맨체스터 시티 풀백 가엘 클리시였다.
클리시는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훈련 마지막에 했던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셰르키에게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런 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대 압박도, 장애물도,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할 요소도 없다. 셰르키에게는 그저 공을 죽이고 마무리하는 일뿐이다. 그는 이런 걸 20분 동안 계속해도 매번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리시는 “라얀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훈련은 많지 않다. 그만큼 그는 뛰어난 선수다. 마치 양발을 가진 아르연 로번, 혹은 두 개의 오른발을 가진 데이비드 베컴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발을 자유롭게 다루는 능력이 얼마나 큰 무기인지 잘 알고 있다. 오른발잡이로 자라난 클리시는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왼발 훈련에 매달린 끝에, 프로 선수로서는 왼발을 주로 쓰게 됐다. 셰르키가 ‘이단아(maverick)’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 역시 이 양발 능력이다.
클리시는 “양발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건 공을 다룰 때 약점이 전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풀백으로 뛰던 시절, (전 토트넘 윙어) 애런 레넌 같은 선수를 상대할 땐 그가 왼발이 약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라인을 막고 왼쪽으로 몰았다. 그렇게 유도하면 항상 바깥쪽으로 돌아나가려 하기 때문에 대처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라얀처럼 양발을 다 쓰는 선수는 다르다. 바깥으로 유도하면 바깥으로 나가고, 안쪽으로 밀면 안쪽으로 파고든다. 밀착 수비를 해도 회전하며 빠져나오고, 심지어 2대 1 상황에서도 마지막 패스를 찾아낸다. 박스 근처 어느 각도에서든 공간이 생기면 양발 중 어느 쪽으로든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 다행히 그가 아주 빠르지는 않다는 점이 위안이다. 재능만 놓고 보면, 나는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셰르키는 이제 보기 드문 유형의 선수다. 즉흥적인 드리블러들이 사라지고 세트플레이 중심의 전술적 축구로 변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는 예외적인 존재다.
그는 근육질 체형의 플레이메이커로, 스프린트를 거의 하지 않고 경기 속도를 스스로 늦추며 플레이한다. 이런 스타일은 점점 속도전으로 변하는 현대 축구 속에서 이질적이지만, 동시에 그 대비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클리시는 “그는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선수다. 경기를 즐겁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라얀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최고의 컨디션이 아닐 때도 경기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부 선수들은, 나도 그랬지만,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일찍 자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식단을 철저히 관리해야 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면 경기에서도 금세 드러났다. 하지만 라얀은 다르다. 70%의 컨디션이어도 결과를 만들어내고, 심지어 몸이 아파 50% 수준이라도 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으면 어시스트든 득점이든 반드시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라얀 셰르키는 독특한 선수지만, 그의 플레이에는 사미르 나스리의 유연한 몸놀림과 디미트리 파예의 강력한 킥 감각이 공존한다. 지난 8월 말 허벅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그는 스스로 ‘결정적인 선수’임을 증명하기 위해 서둘러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카라바오컵에서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조직적인 상대를 무너뜨렸고, 이어진 본머스전에서는 엘링 홀란에게 2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수요일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서는 또 한 번 득점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던 울버햄튼전 득점까지 포함하면, 지난 6월 올랭피크 리옹에서 이적한 뒤 불과 271분 동안 6개의 공격 포인트(3골 3도움)를 쌓았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프리미어리그의 이단아, 라얀 셰르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1108/9134197053_340354_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_1.png)
카라바오컵 스완지 시티전에서 패스를 시도하는 라얀 셰르키
상황이 조금만 달랐다면, 셰르키는 이번 주 일요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리버풀 선수로 뛸 수도 있었다.
그는 이번 여름 리버풀의 주목을 받았으나, 플로리안 비르츠가 우선 영입 대상이 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럼에도 아르네 슬롯 감독은 셰르키와 예정된 면담을 그대로 진행했으며, 이미 리버풀로의 이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예의를 다했다. 결국 맨체스터 시티가 약 4,000만 유로를 투자해 그를 영입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주말 본머스전에서 처음으로 셰르키와 필 포든을 동시에 선발로 내세웠다. 두 선수 모두 넘버10 역할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들을 한 팀에 녹여내는 것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숙제였지만, 그는 제레미 도쿠와 함께 자유롭게 포지션을 오가는 전술 구성을 만들어냈다.
셰르키는 홀란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두 차례 연결하며 킬패스를 만드는 능력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수비수를 제치며 전진하는 드리블과 좁은 공간에서 감각적인 플릭 패스로 연계를 이어가는 부드러운 볼 터치를 선보였다.
가엘 클리시는 “감독 입장에서 보면 그는 여러 이유로 다루기 어려운 선수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재능을 가진 선수는 정말 드물다”고 평가했다.
클리시는 이어 “아직 완성형 선수는 아니지만, 볼을 소유했을 때의 창의성만큼은 한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786743/2025/11/08/manchester-city-rayan-cherki-mave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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