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리스 베넷: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당신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세요.

그랑데말입니다 작성
작성일 2025.12.2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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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베넷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캐링턴 훈련장의 미디어룸으로 활기차게 들어온다.

22세의 젊은 프로 축구선수답게 에너지가 넘친다.

키가 크고 자신감이 넘치며, 날렵하고 탄탄한 체격이다.

현재는 무릎 부상 회복 중이라 다음 달 리그 원 구단으로 임대 이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단단한 악수를 건네며 최근 DJ로서 실력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2022년 맨유의 마지막 FA 유스컵 우승팀 주장으로 활약했고, 플릿우드에서의 임대 기간 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수비수다.

하지만 오늘 그가 이야기하려는 주제는 축구가 아니다.

베넷은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꺼낸다. 모든 것은 10월 28일, 그가 SNS에 올린 가슴 아픈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부서진 기분이고, 참담하고, 이게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 생에서도, 다음 생에서도 사랑해.”

이 메시지는 그의 아버지 데이비드에게 바친 것이었다. 데이비드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베넷은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아버지가 선택했던 길과는 다른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하고자 한다.

데이비드는 가족들과 함께 리스와 그의 여동생 메건을 돕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던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정말 성실한 분이셨어요.” 베넷은 말한다.

“특히 아들로서 자라면서, 아버지를 보며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잖아요.

아버지는 제게 회복력과 근면함을 포함해 정말 많은 걸 주셨어요.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엄마와 가족 모두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은 평생 감사할 겁니다. 언제나 제 곁에 계셨어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또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몰라요. 더 많이 웃고, 울고, 함께하고 싶잖아요. 저는 아버지가 제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해요.

마지막 인생의 한 장이 좋지 않았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그의 삶 전체를 기리고, 좋은 기억들을 떠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아버지와 단 한 번 더 대화할 수 있다면,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존경하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감사한지를 꼭 말하고 싶어요.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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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넷이 BBC 스포츠와 인터뷰에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이 인터뷰가 특정 누군가의 삶을 바꿨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살아 있고 숨 쉬고, 먹고 자고 있다는 게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예요.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해요.

누군가는 힘든 상태일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가 계기가 돼서 누군가에게 ‘괜찮아?’라고 물어볼 수 있기를 바라요.

망설이지 말고 그냥 하세요.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신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세요.”

2023년 노리치 시티는 겉으로 보기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사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강렬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베넷도 같은 점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가면을 써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다가 집에 가서는 정말 힘들어할 수 있죠. 누군가가 ‘괜찮아?’라고 물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몰라요.

‘저 사람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상황 자체가 없어야 해요. 그냥 물어보세요. ‘어때?’

정말 간단한 말이에요.

귀찮은 일도 아니고, 그냥 연결되고 대화하는 거죠. 그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우리는 잘 몰라요.”

베넷은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용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모두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강조하는 이 시기에는 더 그렇다.

“동정을 받고 싶지 않아요. 그게 제 성격도 아니고요.

제가 하고 싶은 건 도움을 주는 거예요.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아서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이 시기는 보통 가족과 함께 모여 평소엔 못 하던 일들을 하잖아요.

하지만 소통은 특정 시기에만 필요한 게 아니에요. 1년 내내 계속돼야 하는 거죠.”

아버지와 다시는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은 여전히 베넷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그는 좋은 순간에도, 힘든 순간에도 아버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갈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삶의 목적이 생겨요.

일어난 일은 끔찍하지만, 아버지는 이 일이 제 커리어를 망치거나 인생관을 바꾸길 바라진 않으셨을 거예요.

아버지에게 모든 게 너무 벅찼던 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버지가 제게 바란 건 늘 ‘잘 되길 바란다’는 거였어요. 그 마음을 계속 품고 갈 겁니다.

앞으로 제가 이루는 모든 성취는, 아버지가 곁에 없다는 점에서 달콤하면서도 씁쓸할 거예요.

그래도 그게 저를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해요. 가족과 나 자신, 그리고 아버지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죠.

좋은 날에도, 힘든 날에도, 아버지는 언제나 제 곁에 있다고 믿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도, 베넷은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다.

“그냥 연락해보세요. 시간이 언제든 상관없어요.

24시간 운영되는 상담 전화도 있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어요. 손을 내밀고, 연결되고,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 곁에 있어주세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당신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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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bc.com/sport/football/articles/cx2e5jn466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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