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마테라의 시골 마을에서 새로운 밀레니엄의 세계적이고 관광적인 마테라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는 축구를 위한 일생이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지노, 그 외 모든 이들에게는 지지라 불리는 루이지 데 카니오가 그가 태어난 바실리카타 주의 고향 도시로 돌아왔다. "제가 어렸을 때 마테라는 거의 유령 도시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일만 했고, 대부분 밭에서 일하는 게 전부였죠. 1964년 파졸리니 감독이 이곳에서 마태복음을 촬영했고, 40년 뒤에는 멜 깁슨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2019년 마테라가 유럽 문화 수도가 되면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관광 도시가 되었고, 방문객이 급증했습니다."

 

"저는 수비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였고, 마테라와 함께 세리에 B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때는 다른 시대의 축구였죠. 훈련 중에는 물도 못 마시게 했고, 제 감독이었던 주를리니는 제가 살찌는 체질이라며 식탁에서도 물을 치워버렸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죠."

 

"당시 바실리카타 주지사였던 가에타노 미케티 교수님의 구단이었습니다. 기독교민주당 정치인이자 훌륭한 분이셨죠. 그분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피스티치로 와서 선수 겸 감독을 하게. 월급은 줄 수 없지만, 자네에게 일자리를 주겠네. 은행에 들어가게 해주지.' 하지만 정규직 자리는 나지 않았고, 제가 회장님께 이유를 물었습니다. 회장님은 '자네는 감독을 잘하니까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네.' 라고 답하셨죠. 농담 삼아 제가 세리에 A에서 받는 첫 연봉의 절반으로 갚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제가 우디네세 감독으로 세리에 A 데뷔를 하기 불과 몇 주 전인 1999년 여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항상 그분을 생각합니다. 저에 대해 아주 먼 미래까지 내다보셨던 분이었죠."

 

"아주 아름다운 순간이었지만 대가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구단은 유럽 대회 진출을 원했고, 우리는 여름 일찍 시작해 UEFA 인터토토 컵에서 우승했습니다. 그러다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페이스가 떨어졌죠. 그때부터 어떤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유벤투스로부터 어떤 전화도 받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유벤투스가 다음 해에 저를 데려가고 싶어 한다는 게 전부 사실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밀란의 브라이다가 저에 대해 정보를 물었다고 전해주었죠. 그 사이 팀은 너무 많은 결장자 때문에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연패가 이어졌고, 포쪼 회장은 파르마를 이기지 못하면 저를 경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졌고, 저는 모두의 의구심 속에 쫓겨났습니다 (후임은 스팔레티). 화제의 감독에서 해고자로 전락하는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그게 축구죠."

 

"아무 잘못 없는 콰드리니를 비난하지 맙시다. 당시 회장은 엘레판테 TV의 소유주인 조르조 코르벨리였습니다. 첫 면담에서 코르벨리는 시장에 투자할 수십억 리라가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좋았죠.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전지훈련 중에 중앙 공격수인 스텔로네가 다쳤고, 저는 그를 대신할 수준 높은 공격수를 요청했습니다. 걱정 마라며 저를 안심시키더군요. 며칠 뒤 신문을 펼쳤는데 나폴리, 그라피에디 영입이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는 유망주일 뿐이었고, 심지어 심각한 부상에서 막 복귀한 상태였죠. 우리는 은퇴했던 아르티스티코까지 다시 불러들여야 했습니다. 코르벨리는 약속만 늘어놓았고 현실은 달랐습니다. 팬들은 구단에 항의했고, 첫 홈 경기 당시 산 파올로 경기장은 텅 비어 관중이 겨우 2750명이었습니다. 우리는 서서히 그들을 다시 불러모았고, 살레르니타나와의 데르비 경기 때는 매진에 가까운 관중이 찼습니다. 상황은 어려웠고 클럽은 파산 직전이었습니다. 선수들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우리는 승격권에 6점 뒤진 5위로 마감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해 주었죠. 저는 나폴리의 처참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다년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그 도시는 여전히 저를 사랑해 줍니다."

 

"아탈란타와의 플레이 아웃 끝에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상대가 순위가 더 높았기에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했죠. 레조 칼라브리아에서는 0-0, 베르가모에서는 2-1로 이겼습니다. 제게 독특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토리노, 볼로냐, 파르마 출신의 현대적인 수비수 스테파노 토리시가 있었죠. 그에게 현장에서 팀을 이끄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는 그 임무를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동료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야단을 쳤습니다. 라커룸에서 싸움이 날까 봐 구단에 그를 명단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죠. 하지만 결국 그가 필요할 것을 알았기에 우리 코치와 계속 훈련하게 했습니다. 결국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플레이 아웃 2차전에서 토리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이었죠."

 

"유벤투스를 떠난 잔 피에로 벤트로네 체력 코치를 제가 영입하려 했습니다. 그는 제게 '가겠습니다, 하지만 안토니오 콘테도 데려가십시오. 유벤투스에서는 그에게 지역 유소년팀이나 맡기려 하지만 그는 유능합니다.' 라고 말하더군요. 안토니오는 처음에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설마 저보고 훈련용 꼬깔이나 세우게 하려는 건 아니죠?' 저는 그를 참여시켰고, 파트별 훈련을 맡겼습니다. 그는 엄청난 야망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유벤투스를 지휘할 겁니다.' 라고 말하곤 했죠. 하지만 오해는 없었습니다. 감독은 저였으니까요."

 

"그리고 F1의 보스 버니 에클레스톤, 당시 포브스 기준 세계 4위 부자였던 철강왕 미탈도 함께였죠. 우리는 잉글랜드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서 뛰고 있었습니다. 플라비오에 대해서는 훌륭한 경영자였고 항상 직설적이었다는 아주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는 전문성을 존중해주었습니다. 에이전트들이 선수들을 제안하면 그는 지지와 얘기해 보게라고 답하곤 했죠. 미탈의 새로운 런던 저택 입성 축하 파티가 기억나는데, 정말 엄청났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사치였고, 오케스트라까지 있었죠."

 

"2019년 1월 (마지막 팀 테르나나) 이후로 감독직을 맡지 않았지만, 은퇴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계속해서 축구를 공부하고 있고 만약 기회가 온다면... 하지만 그 기회가 오지 않으리라는 것도 압니다. 축구계에는 오랫동안 쉬면 끝난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니까요. 괜찮습니다. 집착하지 않으며, 오지 않을 전화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뚫어지게 쳐다보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