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원대한 구상 가지고 있었던 아모림...하지만 현실은 그저 참혹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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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너무 자주 낙담한 모습을 보였던 후벵 아모림
By Carl Anka
Jan. 5, 2026 7:47 pm
2024년 11월, 후벵 아모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최초의 '헤드 코치'로 선임되었다. 지난 150년 동안 구단은 24명의 ‘매니저’, 3명의 감독 대행(Caretaker), 2명의 임시 감독(Interim) 체제를 거쳤으나, 아모림 이전까지 그 누구에게도 헤드 코치라는 직함을 부여한 적은 없었다.
이러한 직함의 차이는 작아 보일 수 있으나, 이는 구단 운영 방식의 변화를 상징하기 위한 의도였다. 맨유의 감독직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역할이었기에, 구단은 알렉스 퍼거슨 경이나 맷 버스비 경에 비견될 또 다른 위대한 인물을 찾는 대신 아모림을 새롭고 현대적인 축구 구조 안에 배치하고자 했다. 아모림은 헤드 코치로서 훈련과 전술적 방법론에 집중하고, 선수 영입 및 비즈니스 관련 사안은 제이슨 윌콕스 기술 이사와 오마르 베라다 CEO 등이 전담하는 방식이었다.
이네오스(INEOS)의 시대가 도래했다. 소위 '어른들'이 개입하기 시작하며 혼란은 종식될 것으로 보였다. 댄 애쉬워스가 스포츠 디렉터로 부임했다가 떠나는 부침이 있었으나, 맨유의 소수 지분을 보유한 이네오스의 결정권자들은 이를 의도는 좋았으나 빠르게 바로잡은 시행착오 정도로 치부했다. 여러 노련한 관리자들이 키를 잡았기에 팬들은 거친 풍파를 뚫고 순항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대의 맨유는 방향타가 없는 듯 보였으며, 아모림은 첫 기자회견에서조차 자신을 '매니저'라고 지칭했다.
당시 아모림은 영입 선수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느냐는 질문에 대해, 본인은 매니저이자 헤드 코치이며 선수는 본인이 직접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모림이 외국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나 생소한 축구 환경에서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발언으로 치부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일요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1-1 무승부 이후 아모림이 보여준 격앙된 반응을 고려하면 그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 아모림은 모든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매니저임을 거듭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결국 구단 수뇌부의 인내심을 한계에 다다르게 한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월요일에 그를 경질했다. 이로써 맨유는 불과 14개월 만에 세 번째 매니저(혹은 헤드 코치)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모림은 맨유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되기를 원했다. 이네오스 또한 그가 적임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어쩌면 구단은 2019년 12월 아스날의 헤드 코치로 부임해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 9월 1군 매니저로 정식 승격된 미켈 아르테타의 발전 모델을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른다.
구단 경영진이 아모림에게 어떤 계획을 가졌든, 그 구상은 부임 초기부터 크게 훼손되었다. 축구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는 데 필수적인 초기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헤드 코치든 매니저든, 아모림은 자신이 맞닥뜨린 독특하고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 부적합함을 드러냈다. 그는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순위표에서 급격히 추락했던 2024-25시즌의 3분의 2가량을 지휘했다. 유로파리그가 약간의 위안을 주기도 했으나, '빌바오가 아니면 실패(Bilbao or Bust)'로 여겨졌던 시즌은 바스크 지역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결승전 패배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아모림을 포르투갈에서 가장 찬사받는 감독 중 한 명으로 만들었던 이른바 '자산'들은 오히려 걸림돌로 변질되었다. 초기에 그는 자신감 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달변가로 받아들여졌으나, 진심을 숨기지 않는 그의 화법은 이미 과열된 구단 안팎의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아모림은 자신의 팀을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 중 하나라고 칭하는가 하면, 본인이 매니저로서 충분히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또한 코비 메이누의 제한된 출전 시간에 대해 반복적으로 해명하려던 시도는 의도치 않게 그가 맨유의 자랑인 유스 아카데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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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위치 타운과의 데뷔전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에게 지시를 내리는 후벵 아모림
한때 미덕으로 여겨졌던 아모림의 일관성은 결국 독선으로 비춰졌다. 흔치 않은 3-4-3 포메이션에 대한 고집은 팬들의 불만을 샀을 뿐만 아니라 맨유 수뇌부 일부와의 긴장을 조성하는 원인이 되었다. 선수들은 경기의 여러 단계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에릭 텐 하흐 전 감독 체제 말기부터 이미 자신감이 떨어진 스쿼드에는 개인적인 실책들이 스며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모림은 지난 9월 취재진에게 밝힌 바와 같이, 단기적인 고통이 결국 장기적인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으며 자신의 ‘플랜 A’를 고수했다.
대신 ‘아모림을 위한 변론’은 참작 가능한 주변 상황들에 기대어 구축되었다. 맨유는 지난 시즌을 15위로 마쳤으나, 이는 그가 부실하게 구성된 스쿼드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여름 프리시즌을 통해 선수단을 재편하고 축구 문화를 재정립한다면 구단이 반등할 것이라는 의도였다. 유럽 대항전 진출 실패는 역설적으로 빡빡한 경기 일정을 피하게 해주었고, 아모림이 새롭게 단장된 캐링턴 훈련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전술적 방법론을 선수들에게 주입할 기회를 제공했다.
초기 징후는 유망했다. 바쁜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된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부모, 베냐민 셰슈코는 유럽 대항전 부재에도 불구하고 맨유가 여전히 매력적인 구단임을 시사했다. 이네오스가 주도한 영입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재능과 대륙의 잠재적 스타들을 조화시키고자 했다. 이네오스의 공동 구단주로서 수백 명의 직원 감축을 승인했던 짐 랫클리프 경은 《더 타임스》의 비즈니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모림을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좋은 코치임을 증명하는 데 3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모림과 맨유는 2025-26시즌에도 지난 시즌의 발목을 잡았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표류했다. 지난 시즌의 혼란과 재앙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으나, 아모림이 지난 시즌 말에 언급했던 '좋은 시절'이 머지않았다는 확신을 광범위하고 이질적인 팬층에게 심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맨유가 아모림의 반등을 진심으로 믿었기에 그를 지지했던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자신들이 틀린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너무나 당혹스러웠기에 동행을 이어갔던 것인가?
상황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기를 거부하는 아모림의 태도로 인해 더욱 복잡해졌다. 많은 팬이 그가 선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덜 맞춤화된 전술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으나, 아모림은 지난 9월 교황이 와도 자신의 진로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요지부동의 자세를 보였다. 2025년 12월, 그가 마침내 고집을 꺾고 백4 시스템을 실험했을 때 내놓은 해명은 다소 의아했다.
당시 아모림은 최하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본인이 전술을 바꾼다면 선수들이 언론의 압박 때문에 변화를 택했다고 이해할 것이기에 바꿀 수 없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결과적으로 해당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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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실점하는 장면을 포함해 맨유는 계속해서 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클럽을 이끄는 축구 감독으로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단지 선수들에게 만만한 상대로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수개월 동안 수많은 상대에게 파훼된 계획을 고수해 왔음을 자인한 꼴이기 때문이다.
상처를 입어봐야 불이 뜨겁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논리도 있다. 아모림은 자신의 방식에 너무나 확신이 찬 나머지, 스스로 불꽃 속에 손을 집어넣어 화상을 입지 않는 존재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모림은 맨유 역사상 가장 성공하지 못한 헤드 코치 중 한 명으로 팀을 떠나게 되었다. 원대한 야망과 함께 부임했으나, 결국 현실보다는 이론 속에서만 더 설득력 있는 인물임을 증명했을 뿐이다. 그의 팀은 경기마다 다수의 수비 자원을 배치하고도 제대로 된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모림 체제의 맨유는 속도와 정밀함을 추구하는 듯 보였으나, 정작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반응이 늦었다. 기자회견장에서 보여준 아모림의 용기는 중요한 경기에서의 전술적 설정과 일치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의 재임 기간은 의구심 가득한 결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트료시카 인형'과도 같았다. 리버풀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조차 아모림의 프리미어리그 적응 여부에 의문을 품었다는 보도가 있었음에도, 어떤 고위 경영진이 그를 맨유에 적합한 인물로 판단했는가? 유로파리그 결승전 패배 이후에도 아모림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이는 누구인가? 이네오스는 맨유를 통해 어떤 종류의 축구 클럽을 만들고자 하는가?
축구계 경영진은 실패의 순간을 단일하고 개별적인 사건으로 묘사하곤 하지만, 맨유의 문제는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아모림은 맨유의 첫 번째 헤드 코치였으나, 퍼거슨 시대 이후 모든 감독에게 영향을 미쳤던 수많은 문제에 똑같이 발목을 잡혔다. 그의 상사들은 지난 3월 짐 랫클리프 경이 게리 네빌과의 스카이 스포츠 인터뷰에서 텐 하흐의 경질을 논하며 언급했던 실수를 그대로 반복했다.
당시 랫클리프 경은 기복 있는 경기력이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문제인지 조직의 문제인지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답을 내릴 수 없었기에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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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결승전 패배 후 후벵 아모림을 위로하는 짐 랫클리프 경
현재 맨유의 조직 체계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2024년 9월, 애쉬워스와 베라다는 취재진을 초청해 구단의 장기적인 구상을 설명했다.
당시 오마르 베라다 CEO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팀들은 적절한 코치와 선수,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할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며,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다툴 수 있는 재무적으로 지속 가능한 클럽이 되기 위해서는 수년 동안 일관되게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림 체제의 맨유는 일관되게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향후 구단에 일어날 모든 일에는 명확성과 확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임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320716/2026/01/05/ruben-amorim-manchester-united-fired-wh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