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타] 뎀벨레가 밝힌 엔리케 감독의 메시지와 돈나룸마의 편지… 무너질 뻔했던 PSG의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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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짱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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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수비의 최전선이 되는 거야」
마침내 이 순간이 찾아왔다. 파리 생제르맹이 마침내 챔피언스리그우승을 차지하며, 숙원의 '빅 이어' 트로피를 손에 넣은 것이다.
2019-20 시즌, 코로나19로 인해 16강 이후부터 '버블 방식'으로 진행된 대회에서 PSG는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아쉽게 패하며 눈물을 삼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터 밀란을 상대로 대회 역사상 가장 큰 점수 차인 5-0으로 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2도움을 기록한 오스만 뎀벨레는, 최근 발행된 『프랑스 풋볼』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결승전이 끝나고 며칠 동안은, 우리가 진짜 유럽 챔피언이 됐다는 실감이 전혀 안 났어요.”
그의 말 속에는 믿기지 않는 감정과 실감이 서서히 찾아오는 여운이 담겨 있었다.
뎀벨레에 의하면, 이번 시즌의 터닝포인트는 1월 22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페이즈 7차전이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팀은 전체 26위까지 떨어져 있었지만, 홈경기에서 2점 차를 뒤집고 4-2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 승리를 시작으로 PSG는 우승까지 거침없이 질주했다.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면서 PSG에는 더 이상 슈퍼스타가 없었고, 시즌 개막 당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은 바로 너다. 그리고 너는 수비의 최전방, 즉 압박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뎀벨레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시즌 동안 공식경기 33골 15도움이라는 인상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한 뎀벨레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인터 밀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팀의 사기를 극대화했던 특별한 사건을 인터뷰에서 밝혔다. 결승전 당일, 팀 버스 안에서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선수들과 스태프 전원에게 직접 쓴 편지를 건넸다.
프랑스어, 영어, 포르투갈어 세 가지 언어로 준비된 이 편지에는 지금까지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찬사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이 따뜻한 마음이 선수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뎀벨레는 “이미 높았던 우리의 동기부여가, 이 편지 덕분에 더욱 고조됐다”고 회상했다.
「그걸 설명해봤자 당신은 이해 못 할 테니 대답할 필요도 없겠네요.」
이 말 한마디가 모든 걸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초까지의 시즌 전반기 동안, PSG를 둘러싼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이 팀이 이후에 보여준 반등은 정말 놀라울 정도다.
감독 루이스 엔리케는 언론과 항상 날선 긴장감을 유지했고, 매 경기 후의 기자회견은 거의 항상 기자 대 루이스 엔리케의 설전이 되곤 했다.
당시 전 <EL Golazo> 편집장이었던 키무라 히로츠구도 자신의 칼럼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언급하며, “딱 그 사람답다”는 식으로 평했는데, 매우 납득이 갔다.
PSG를 정기적으로 취재하는 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말도 자주 나온다.
“루이스 엔리케가 인정하는 기자는 세상에 단 한 명뿐이다.”
그 기자는 영국 출신 남성 기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엔 이런 일도 있었다.
프랑스의 방송사 '카날 플뤼스(Canal Plus)' 소속의 한 여성 기자가 경기 후, 전술적인 질문을 던지자 루이스 엔리케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한테 그걸 설명해도 어차피 이해 못 할 테니, 대답할 필요 없어요.”
이날 직접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이후에 만난 수많은 기자들이 모두 분노에 찬 표정으로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느꼈다.
재미있는 건, 평소엔 여성 기자들을 얕잡아보는 태도를 보이던 일부 남성 기자들조차 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루이스 엔리케에게 분노를 표출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동료 기자에 대한 무례한 태도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이리라.
이후 실제로 비슷한 장면을 또 보게 되었다.
이번 시즌, AFP통신에서 PSG를 전담하는 기자 중 한 명이 여성인데, 그녀가 경기 내용에 대해 질문하자 루이스 엔리케는 단 한마디로 밀어냈다.
“글쎄요.”
그 직후, 그녀의 남성 동료가 이렇게 말을 꺼냈다.
“제 옆에 있는 동료가 방금 했던 질문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그는 비꼬는 듯할 정도로 공손하게 질문을 되풀이했고, 이에 루이스 엔리케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사실, 루이스 엔리케가 생각하는 것처럼, 감독 수준에서 축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자는 매우 드물다는 건 사실이다. 나 역시도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른다.
하지만, 아마 많은 감독들도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기자회견이라는 자리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는 각자의 품격과 개성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PSG를 정기적으로 취재하며 자주 이야기 나누는 기자들 중 상당수는, 이런 루이스 엔리케의 무례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솔직한 태도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가 항상 무례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질 때도 있다. 무엇보다도, 아부나 포장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이해하기 쉬운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c85f1d31a320cb672a3fb47fb841a08c-1920x1439.jpeg [풋볼리스타] 뎀벨레가 밝힌 엔리케 감독의 메시지와 돈나룸마의 편지… 무너질 뻔했던 PSG의 각성](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50624/8564657680_340354_d06ea4b4b35390d6c0679ff45b197734.jpeg)
2023년 11월 리그 1, 스타드 랭스 대 PSG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감독에게 경기 중 그가 직접 말을 건넸던 이토 준야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몸을 앞으로 숙이며 신나게 이야기해주었다. (사진: Yukiko Ogawa)
어쨌든, 그런 험악한 분위기는 11월 6일, 홈 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1-2로 패했을 때 정점에 이르렀다. 언론은 물론 서포터들의 반발도 엄청났고, 선수들조차 자신감을 완전히 잃은 상태라 팀이 이대로 붕괴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운마저 감돌았다.
그래서 겨울 이적 시장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나폴리에서 PSG로의 이적을 결정했을 때는 “왜 이런 상황의 클럽으로?”라는 의문이 가득했는데, 그 상태에서 마치 불사조처럼 부활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냈으니, 그의 안목이 옳았다는 사실에 그저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은 심정이다.
"카타르의 비즈니스에는 규칙이 있다. '한 번 하기로 했으면 완벽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참가 중인 클럽 월드컵에서 PSG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4-0으로 격파하며 통쾌한 복수를 해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보타포구에 0-1로 패했지만, 이제 다시 마음을 다잡고 6월 23일 시애틀 사운더스와의 다음 경기에 임할 것이다.
보타포구전에서는 마르키뉴스와 후반 10분에 교체로 투입된 누노 멘데스,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 등 주력 선수 몇 명을 휴식시켰다. 이것이 패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로테이션 없이 이 선수들이 계속해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무리이다.
5월 31일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 많은 선수들이 각국 대표팀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포르투갈 출신인 비티냐, 누노 멘데스, 주앙 네베스, 곤살로 하모스는 6월 8일 UEFA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을 치렀는데, 이 경기는 연장 120분을 포함해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꺾고 우승했다.
5월 24일 프랑스컵 결승(상대는 스타드 랭스)부터 시작해 3주 연속으로 몸과 마음 모두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결승전을 치른 이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는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덕분에, 선수단의 자신감과 동기부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뎀벨레가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인해 몇 경기를 결장하게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PSG가 유럽은 물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그 행보를 지켜보고 싶다.
돌이켜 보면, 2011년에 카타르 자본이 구단을 인수한 직후부터 “유럽 챔피언”이 되는 것이 이들의 공약이었다. 그리고 14년이 지나 드디어 그것을 실현해낸 것이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이 취임한 지 두 번째 시즌쯤 되었을 때, 기자가 인터뷰를 했던 메모를 이번 기회에 다시 꺼내 보니, 이런 흥미로운 구절이 적혀 있었다.
“우리, 카타르식 비즈니스에는 규칙이 있다. ‘할 거라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안 된다면 애초에 손대지 않는 게 낫다.”
처음 PSG에 참여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 부자들이 과연 얼마나 오래 흥미를 가질까?”라는 것이었지만, 회장의 말은 진심이었다. PSG는 파리 교외에 3억 5천만 유로(약 5780억 원)를 투입해 최신형 트레이닝 센터를 새로 건설했고, 남자 프로팀뿐만 아니라 유소년 육성 부문도 대폭 강화했다. 여자 팀도 마찬가지로, 2021년에는 프랑스 여자 축구의 절대 강자였던 리옹의 14연패를 저지하고, 역사적인 리그 첫 우승을 일궈냈다.
“목표를 달성하면, 또 다음 목표를 세운다.”
라고 회장은 말했다.
곧바로 NBA의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가 PSG의 소수 주주가 되었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그와의 제휴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미국 및 기타 국제 시장 전략에 관한 조언, PSG의 멀티 스포츠 전략에 관한 컨설팅도 포함된다고 공식 발표문에 적혀 있었다.
그 안에는 물론 농구도 포함된다. 마침 최근 NBA가 ‘NBA 유럽’의 창설을 공식 발표한 시점이기도 해, PSG의 농구 부문 창설과 NBA 유럽 참가라는 청사진도 점점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과연 PSG는 어디까지 거대해질 것인가. 다음에는 어떤 패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 기대하며 지켜보고 싶다.
중앙에서 빅 이어를 들고 있는 켈라이피 회장
Text: Yukiko Og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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