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캄 노우 혼란으로 아직도 홈구장 떠나있는 바르사…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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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오지오지갱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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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캄 노우 복귀가 또다시 미뤄졌다. 결국 바르사는 올 시즌 첫 홈 경기를 훈련장 옆에 위치한 6,000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치르게 됐다.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발렌시아와의 일요일 경기를 불과 5일 앞둔 화요일 저녁, 홈 경기를 에스타디 요한 크루이프에서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곳은 바르사 2군과 여자팀이 사용하고 있는 경기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남은 홈 경기를 어디서 치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바르사가 과연 캄 노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몬주익 복귀가 다시 고려될 수 있을까. 혹은 요한 크루이프에 계속 머물 가능성도 있는 것일까.
라리가, 바르셀로나 구단, 바르셀로나 시의회 관계자들의 익명 증언을 통해 전해진 최신 상황은 다음과 같다.
바르사의 현재 선택지는 무엇인가?
바르셀로나는 올여름 내내 캄 노우 복귀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현재 이 상징적인 경기장은 총 15억 유로(13억 파운드)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로 여전히 완공과는 거리가 멀다.
애초 바르사는 2024년 11월 창단 125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제한된 수용 인원으로 복귀를 계획했지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내걸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8월 초였다. 시즌 개막을 알리는 전통적인 주안 감페르 트로피 친선 경기를 캄 노우에서 열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결국 에스타디 요한 크루이프에서 치러졌다.
바르사의 에스타디 요한 크루이프, 수용 인원 6,000석
바르사는 여러 단계의 부분 개장을 계획해왔으며, 1단계 목표는 최대 2만 7,000석 수용이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시의회 관계자들은 바르사 구단 측이 아직 경기장 개장을 위한 허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엘레나 포르트 바르사 부회장은 현지 라디오 RAC1과의 인터뷰에서 “일요일 경기를 캄 노우에서 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1단계 공사는 완료됐고 이번 주 안에 행정적인 부분을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또 “헤타페전(9월 21일)에서 캄 노우에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캄 노우와 주변 ‘에스파이 바르사’ 부지 공사가 2023년 6월 시작된 이후, 바르사는 몬주익에 위치한 5만 5,000석 규모의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콤파니스에서 홈 경기를 치러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 해당 경기장으로 돌아올 계획은 발표된 적이 없었다. 이번 주말에도 발렌시아전 직전 이틀간 포스트 말론 콘서트가 열려 사용이 불가능했다. 다만 최근 정황상 큰 변화 가능성이 포착되고 있다.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콤파니스의 운영은 바르셀로나 시의회의 산하 부서가 담당하고 있다. 시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주 “바르사가 올 시즌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플랜 B를 논의했고, 경기장 사용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현재 이 경기장에서는 이번 주 금요일 콘서트 이후 2026년 5월까지 추가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 않다.
바르사 구단 측은 몬주익 경기장이 올 시즌 대안 중 하나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캄 노우 복귀가 무산될 경우에만 활용할 ‘백업 플랜’으로 규정하고 있다. 발렌시아전 이후에도 캄 노우 복귀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화요일 밤 라디오 인터뷰에서 포르트 부회장도 거듭 강조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바르사의 홈구장이었던 에스타디 루이스 콤파니스
다만 루이스 콤파니스 경기장을 다시 엘리트 축구 무대에 맞게 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며, 라리가와 관계 당국의 검수를 거쳐야 한다. 만약 캄 노우와 몬주익 모두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바르사는 또다시 에스타디 요한 크루이프에서 경기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팀의 바르사 2군 경기가 모두 9월 21일 헤타페전이 열리는 그 주말에 요한 크루이프에서 예정돼 있다. 특히 여자 B팀 경기는 같은 날로 잡혀 있어 일정 충돌이 불가피하다.
챔피언스리그는 어떻게 되나?
바르셀로나는 오는 목요일 뉴캐슬 원정으로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시작한다. 바르사는 조별리그 첫 경기를 원정으로 치르기를 요청했고, 라리가 역시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시즌 초반 3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배정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홈 경기는 10월 1일, 2024-25 시즌 우승팀 파리 생제르맹과의 맞대결이다. 앞서 언급된 3개 구장이 모두 후보로 거론되지만, UEFA의 경기장 적합성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 규정 25.08조는 구단이 “원칙적으로” 모든 경기를 같은 경기장에서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UEFA가 조율할 여지는 남아 있으며, 변경이 이뤄진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점은 조별리그 이후 2026년 2월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 단계가 될 전망이다.
선수들은 이번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디 애슬레틱과 접촉한 1군 소속 관계자들은 이번 상황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바르사와 같은 위상을 가진 구단 선수들이 홈 경기를 어디서 치를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황당해하고는 있었지만, 자신들의 팀은 어디서든 경기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다만 캄 노우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최대한 빨리 그곳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열망이 느껴졌다.
바르사의 상대팀은 어떤가?
발렌시아 구단 관계자들은 이번 주 상황으로 인해 경기 준비가 더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원정 준비와 관련된 물류적 조정이 막판에야 마무리돼야 했으며, 원정 팬들을 위한 티켓이 사실상 제공되지 않은 점도 발렌시아 입장에서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았다.
이론적으로 에스타디 요한 크루이프는 라리가 경기를 치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보통 리그 사무국은 최소 8,000석 규모의 경기장을 요구한다. 또한 산트 후안 데스피에 위치한 바르사의 훈련장 옆 요한 크루이프는 VAR 운용을 위한 라리가의 기술적 요건도 갖추고 있지 않다. 이번 경기에서는 관련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라리가 규정집은 수용 인원 기준에 대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규정 제13조에 따르면 “인구학적, 건축적, 기술적 혹은 역사적 이유”가 고려될 수 있다. 라리가와 바르사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의 예외 적용 사유가 캄 노우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건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바르사에 미치는 타격은 얼마나 될까?
다른 구단이었다면 이번과 같은 불확실성과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름에 아예 6개월 더 기다린 뒤 캄 노우 복귀를 결정했더라면, 경기장 공사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관계자들의 준비와 계획에도 확실성을 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8월 중순 알베르트 바틀레 바르셀로나 부시장은 공개적으로 바로 그와 같은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런 차분하고 신중한 의사결정을 보기 어렵다. 주안 라포르타 회장의 임기는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결정들로 점철돼 왔으며, 이는 문제를 더 앞당기기보다는 오히려 뒤로 미루는 결과를 낳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단기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추진된 ‘레버(지렛대)’ 정책이다. 이는 선수 영입 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라포르타와 바르사가 떠안은 장기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바르사 회장 주안 라포르타
바르사의 캄 노우 복귀 시점을 둘러싼 끝없는 불확실성은 이런 패턴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이번 주만 해도 선수들과 스태프는 불과 5일 뒤 열릴 경기의 개최지를 알지 못했다. 보안부터 케이터링에 이르는 구단 운영 인력들은 매치데이 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준비를 마무리할 수 없었다. VIP 고객 초청을 검토하던 현지 기업이나 바르셀로나를 찾은 부유한 관광객들 역시 티켓을 구입하거나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팀이 원정을 다니는 동안 구단 상점과 박물관의 수익도 크게 줄었으며, 캄 노우 주변은 공사 현장으로 변해 있다.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구단 주요 스폰서들 또한 현재 상황에 100% 만족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바르사의 재정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라포르타 회장은 완공 시 10만 5,000석 규모가 될 캄 노우로 하루빨리 복귀하는 것이 구단의 어려운 재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 2023년, 바르사는 몬주익에서 한 시즌을 보낼 경우 경기 수익 및 관련 수입에서 약 9,000만 유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바르사는 이미 두 시즌을 홈구장 밖에서 치렀다. 임시 홈구장에서 관중 동원력이 기대에 못 미친 점을 고려하면, 1억 8,000만 유로라는 추정치는 오히려 보수적인 수치일 수 있다.
다만 바르사는 아직 2025-26 시즌 홈 경기를 모두 온전히 앞두고 있어, 이론적으로는 경기 수익을 잃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르사는 이번 시즌 어떤 경기의 티켓도 판매하지 못했고, 일요일 경기의 경우 판매 가능한 좌석은 6,000석뿐이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은 시즌 티켓 소지자에게만 제공되며, 소수의 접대용 패키지만이 추가로 풀린다.
보통 6월 초 시작되는 시즌 티켓 판매 역시 새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났음에도 시작되지 않았다. 몬주익 첫 시즌에는 1만 7,699명, 지난 시즌에는 2만 2,600명의 시즌권 보유자가 자리를 채웠다.
끝없는 불확실성은 2025년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바르사의 선수 영입에 영향을 미쳤다. 바르사는 리모델링 중인 캄 노우의 VIP 박스 미래 수익을 담보로 1억 유로를 마련해 라리가 연봉 한도를 대폭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결국 주안 가르시아와 마커스 래시포드 등을 등록하기 위해 여러 ‘창의적 방법’에 의존해야 했다.
바르사 사령탑 한지 플릭과 함께 있는 래시포드
캄 노우 리빌딩이 이렇게 지연된 이유는 무엇인가?
바르사가 2023년 1월 터키 건설사 리막과 계약을 체결했을 때, 라포르타 회장은 이 업체만이 바르사가 2024년 11월 125주년 기념일에 맞춰 (2/3 규모로) 캄 노우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2026년 6월까지 전체 프로젝트를 완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일정은 곧 지나치게 야심적인 목표로 드러났다. 리막이 지금까지 지은 유일한 스포츠 경기장은 터키 남부의 2만 5,000석 규모인 메르신 아레나였다.
진행 과정에서는 수많은 난관이 발생했다. 시의회로부터 필수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지연이 생겼고, 소음과 빛 공해를 호소하는 주민 민원도 이어졌다. 현지 당국이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었으며, 일부 자재 공급업체는 파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자재 비용과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4년 7월, 포르트 부회장은 캄 노우가 “연말까지는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복귀 예정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9월 라포르타는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고 싶지 않다. 더 늦어질 수도 있고 오히려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10월 바르사는 공식 성명을 통해 2024-25시즌 “후반기” 복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포르트 부회장은 2025년 1월 RAC1에서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는 돌아간다”고 했지만, 결국 이 역시 불가능해 바르사는 2024-25시즌을 루이스 콤파니스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시 당국에 승인을 요청해야 했다.
올여름 초 바르사는 8월 10일 주안 감페르 트로피를 캄 노우 복귀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 개최를 위한 시의회 인허가 신청 단계조차 밟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허가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8월 초 바르사 내부 관계자들은 여전히 플랜 B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사 수뇌부는 올 시즌 모든 공식 경기를 캄 노우에서 치를 수 있다고 확신했으며, 다만 약 2만 7,000석 수준의 제한된 수용 인원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목표마저 달성되지 못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615192/2025/09/10/barcelona-camp-nou-stadium-de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