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감독은 잊어라…문제는 첼시 구단주들의 혼란스러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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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공동 구단주 토드 볼리(좌)와 베다드 에그발리(우), 그리고 폴 원스탠리 스포츠 디렉터
By Oliver Kay
Jan. 3, 2026 2:15 pm
로만 아브라모비치 소유 하의 격동적이었던 첼시의 황금기 동안,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근무했던 이들은 일종의 전조 증상을 알아차리는 법을 익혔다.
성적이 부진한 시즌, 대개 11월이나 12월경이 되면 구단 내에는 시베리아의 한기가 감돌았고, 아브라모비치의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는 싸늘한 찌푸림으로 변했다. 당시 그의 휘하에서 일했던 이들 중 일부는 이를 ‘데스 마스크(death mask)’라고 부르곤 했다.
주제 무리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카를로 안첼로티,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로베르토 디 마테오, 다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마우리치오 사리, 프랭크 램파드까지, 데스 마스크가 나타난 이후 오래 살아남은 감독은 없었다.
이전 정권의 전통 중 최소한 한 가지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아브라모비치가 토드 볼리와 클리어레이크 캐피탈의 베다드 에그발리가 이끄는 블루코(BlueCo) 컨소시엄에 첼시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후 3년 반 동안, 구단은 계속해서 감독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토마스 투헬, 그레이엄 포터, 다시 램파드(잠시 대행),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그리고 이제 엔초 마레스카가 그 대상이 되었다.
어떤 면에서 마레스카의 이별은 아브라모비치 시대를 연상시킨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였던 상황에서 급격히 와해된 속도, 경기장 위에서의 성적 하락과 맞물린 구단 내부 관계의 악화, 그리고 마지막에는 서로가 서로를 경멸하며 떠나는 듯한 모습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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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조차 첼시에서 엔초 마레스카를 구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브라모비치는 다른 모든 것을 배제한 채 트로피에만 집착했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가 누려온 것과 같은 지속적인 지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블루코는 마치 이적 전략이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인 것처럼 선수 매매(trading)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브라모비치의 모델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궁극적으로 단 한 달만 성적이 부진해도 경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엘리트 수준의 감독들에게는 매력적이었다.
그렇다면 블루코의 모델은 어떠한가? 램파드를 포함한 지난 4명의 감독은 모두 첼시 스스로가 모든 후보자에게 적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정한 구조와 전략 내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고용의 근거 중 하나로 삼았다. 포터, 램파드, 포체티노처럼 비교적 온화한 성격의 감독들조차 모두 분개하며 떠났고, 지난 24시간 동안 첼시 내부에서 흘러나온 소식들에 따르면 마레스카와 구단 수뇌부가 결국 서로를 미치게 할 정도로 몰아붙였다는 사실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마레스카의 이별을 둘러싼 여론을 통제하려는 시도 속에서, 현재 평소와 다름없이 각종 브리핑과 반박 브리핑, 주장과 반박 주장이 어지럽게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상당 부분은 지난달 디 애슬레틱의 보도로 밝혀진 마레스카 감독과 첼시 수뇌부 사이의 갈등에 집중되어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후임 시기가 도래했을 때를 대비해 맨체스터 시티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자신의 감독직 후보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을 구단 측에 공개한 바 있다. 마레스카 감독의 측근들은 그가 계약 연장을 원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드러나고 있는 세부 정황들은 구단주 그룹에 환멸을 느껴 떠난 감독을 ‘순교자’로 만들고자 하는 일부 첼시 팬들의 동정 여론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양측의 입장은 엇갈리지만, 첼시 수뇌부의 시각에서 마레스카 감독이 팀을 떠나고 싶어 했다는 사실은 이 기묘한 '첼시 프로젝트'에 결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수뇌부는 마레스카 감독이 팀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라, 다른 구단의 감독직 제안에 마음이 흔들려(his head had been turned) 이탈을 원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맨체스터 시티의 야망은 과거 아브라모비치 치하의 첼시가 그러했듯(당시의 비전은 불분명했을지라도) 매우 명확하기 때문이다. 흔히 이적 시장 지출액이 클럽의 야망을 측정하는 척도로 인용되곤 하지만, 블루코 체제의 첼시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도 조만간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겠다는 인상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첼시를 정기적으로 지켜본 이들이라면 무엇이 팀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2023년 임시 감독직을 수행했던 프랭크 램파드는 구단 측에 전달한 피드백을 통해 스쿼드에 재능은 있으나 경험과 회복탄력성, 그리고 노하우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포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그리고 마레스카 감독 또한 각기 다른 시기에 이와 유사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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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램파드는 첼시의 스쿼드 구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난 두 시즌 반 동안 첼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젊은 라인업을 정기적으로 가동해 왔다. 구단 측은 이를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트로피인 양 긍정적인 요소로 계속해서 포장하고 있지만, 해당 기간의 성적과 경기력을 분석해 본다면 그 반대의 결론을 내려도 무방할 정도다.
이 젊은 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를 확보하고 컨퍼런스리그와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감했다. 스탬포드 브릿지 내부에서는 이를 블루코 전략의 화려한 증거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폴 원스탠리와 로렌스 스튜어트 스포츠 디렉터는 6년 재계약이라는 보상을 받았으며, 조 쉴즈 영입 공동 디렉터와 샘 주웰 글로벌 영입 디렉터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리 중 상당수에게 블루코의 전략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첼시 내부의 누군가가 주장하듯 이 개념이 우리의 작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 3년 반 동안 이적 시장에서 약 15억 파운드를 지출하고 약 8억 파운드의 판매 수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구축된 스쿼드가 프리미어리그 우승권 경쟁을 하기에는 여전히 함량 미달이기 때문이다. 유망주들에게 끊임없이 베팅하는 행태는 강력한 팀을 구축해야 하는 본연의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처럼 비춰질 뿐이다.
구단 측은 콜 파머, 모이세스 카이세도, 그리고 브라질의 천재 유망주 이스테방과 같은 분명한 성공 사례들을 열거할 수 있다. 또한 노니 마두에케, 헤나투 베이가, 조르제 페트로비치, 오마리 허친슨 등을 영입해 막대한 수익을 남기고 판매한 전적을 내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장부상의 흑자가 아닌, 실제 경기장에서 첼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영입 사례는 놀라울 정도로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자신들의 영입 전략이 훌륭하며, 유일한 장애물은 분수에 맞지 않는 생각을 품은 감독들의 ‘배은망덕함’뿐이라고 확신하며 이 길을 계속 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 첼시의 어린 팀이 마침내 성인식에 가까워졌다고 상상하게 만든 순간들이 있었다. 11월 말 챔피언스리그에서 거둔 바르셀로나전 3-0 승리는 스코어보드에 새겨진 숫자만큼이나 압도적이었다. 그보다 몇 주 앞서 치러진 토트넘 홋스퍼전 1-0 승리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통틀어 가장 완벽한 팀 퍼포먼스 중 하나였다.
전반전 모이세스 카이세도의 퇴장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리그 선두 아스날과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보여준 투지와 지능적인 플레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임시방편으로 구성된 수비진을 이끌고 리버풀에 2-1 승리를 거둔 것이나, 불과 2주 전 뉴캐슬 원정에서 0-2의 열세를 극복하고 2-2 무승부를 끌어낸 저력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러한 고점들 사이에는 경험의 가치를 무시하고 구축된 스쿼드에 대해 역대 감독들이 제기해 온 우려 사항들이 빈번하게, 그리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끼어들며 찬물을 끼얹었다.
선수를 육성해 재판매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클럽이라면, 2023년 영입 당시의 노니 마두에케나 니콜라 잭슨에게 첼시가 쏟아부었던 만큼의 자금과 출전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2년이라는 성장통의 시간을 인내하며 원석이었던 선수들을 키워낸 뒤, 첫 번째 기회가 오자마자 이들을 처분하는 전략(마두에케는 아스날로 매각하고 잭슨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보냈다)을 취하고, 그 자리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제이미 기튼스, 리암 델랍과 같은 또 다른 '프로젝트' 선수들로 채우는 방식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러한 행위의 목적은 무엇이며, 지속되는 기복 외에 첼시가 이번 시즌 마레스카와 그의 팀에게 기대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4시간 동안 마레스카에게 쏟아진 비판 중 하나는 이번 시즌 승기를 잡고도 놓친 승점들, 특히 브라이튼, 선덜랜드, 아스톤 빌라와의 홈 경기 패배에 관한 것이었다. 어처구니없는 경고와 퇴장 수 또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이는 경험 없는 감독이 이끄는 젊고 미숙한 팀에게는 당연히 뒤따르는 결과 아닌가? 지난 3년 반 동안 세계 축구계의 그 어떤 클럽보다 많은 돈을 쓰면서도 월드클래스 골키퍼나 중앙 수비수, 혹은 센터포워드 영입의 필요성을 외면해 온 첼시에게, 양쪽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결함은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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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세스 카이세도가 또 한 장의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마레스카 감독을 향한 애도는 아니다. 때때로 그의 경험 부족(레스터 시티에서의 53경기를 포함해 총 67경기만을 지휘한 후 부임했다)은 팀의 미숙함만큼이나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폴 원스탠리와 로렌스 스튜어트 디렉터가 식별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업무를 배워야만 했던 ‘프로젝트형’ 감독이었다. 그는 결국 지난 시즌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으나, 2025년 초반 몇 달 동안은 활로를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달 디 애슬레틱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후임 대안으로 마레스카에 대한 맨체스터 시티의 관심을 보도했을 때, 대다수의 즉각적인 반응은 '놀라움'이었다. 그는 분명 재능 있는 감독이지만, 첼시라는 난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그 난제에 휘말려 무너질 가능성이 더 커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러했다. 그의 행보는 언제나 두 걸음 전진하면 한 걸음 후퇴하는 식이었다. 혹은 들쭉날쭉한 성적을 고려하면 다섯 걸음 전진 후 네 걸음 후퇴하는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그는 분명 배우고 있었다. 5주 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고 아스날전에서 전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경기를 선보였을 때, 그의 권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만약 그에 대한 반응으로 그가 막후에서 권력 싸움(power-plays)을 시작했다면, 그것은 성적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반드시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현실은 정확히 반대로 흘러갔다.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첼시가 블루코 소유의 또 다른 구단인 스트라스부르의 리암 로세니어 감독에게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은 흥미롭다.
로세니어는 영국 출신의 신예 감독 중 가장 영특하고 혁신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2024년 여름의 마레스카가 그러했듯, 감독에게 충분한 성숙의 시간을 주지 않고 언제든 내칠 준비가 되어 있는 클럽에서 그가 또 다른 ‘장기적’ 투자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별개로, 로세니어를 영입하는 것이 이미 블루코에 회의적인 스트라스부르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도 의문이다.)
마레스카의 재임 기간은 포체티노나 포터보다 길었으며, 블루코 체제하의 투헬보다는 확실히 길었다. 그러나 선수와 디렉터들에게는 믿기 힘들 정도로 긴 계약 기간을 보장하면서도 감독은 언제든 교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클럽에서, 18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끝난 또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되었다.
블루코는 자신들이 이전 정권과는 다른 장기적 비전을 가진 전략가라고 자평할 것이다. 하지만 3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첼시는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 리그 선두와 승점 15점 차로 벌어져 있다. 리그 5위라는 순위는 얼핏 괜찮아 보일지 모르지만, 승점 차로 따지면 3위 아스톤 빌라보다 16위 리즈 유나이티드에 더 가까운 처지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방금 팀을 떠난 마레스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마레스카가 아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친 성적이나, 타 구단의 감독직 제안, 혹은 관계 악화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들이 핵심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지난 3년 반 동안 의사 결정권자들이 보여준 행적이'프로젝트'에 대한 신뢰를 전혀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다른 클럽도 아닌 첼시에서 이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과거 아브라모비치는 감독 교체를 정체된 선수단을 자극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나 트로피를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 활용했으며, 단기적으로는 대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볼 때, 블루코 체제하에서 느껴지는 이 방향성 잃은 표류(sense of drift)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