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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의 APT 합의, 그리고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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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찬밥신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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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의 APT 합의, 그리고 그 의미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가 월요일, 1부 리그의 연관 당사자 거래(Associated Party Transaction, APT) 규정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시티를 상대로 한 100건이 넘는 혐의가 여전히 리그를 뒤덮고 있어 더 큰 싸움이 남아 있지만, 이번 합의는 프리미어리그와 시티 간의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규정집이 전면 무효화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게 됐다.

 

 

양측은 동일한 성명문을 통해 APT가 어떻게 회계 처리되고, 심사되며, 규정에 반영되는지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프리미어리그와 맨체스터 시티 FC는 올해 초 클럽이 제기한 중재 절차와 관련해 APT 규정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에 따라 양측은 절차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이번 합의는 APT 규정을 둘러싼 양측 간의 분쟁을 종결짓는다. 합의의 일환으로 맨체스터 시티는 현행 APT 규정이 유효하며 구속력을 가진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와 클럽은 이번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개적 침묵의 합의가 이뤄졌지만, 합의문에 담긴 세부 내용은 리그의 미래와 운영 방식에 중대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이 알고 있는 사실과, 이것이 앞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짚어본다.

 

 

APT란 무엇인가?

 

 

APT는 변호사나 회계사들만 쓰는 난해한 법률 용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단순하다.

 

 

APT란 기본적으로 구단과 해당 구단의 소유주나 투자자와 연관된 기업 간의 모든 거래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구단에 재정적 혹은 다른 방식으로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이나 개인과의 모든 거래가 프리미어리그의 공정 시장 가치(FMV) 심사 시스템을 반드시 거쳐야 승인될 수 있다.

 

 

구단들은 상업적 계약을 기밀로 프리미어리그에 제출하며, 리그는 그동안 축적된 다른 계약 사례들을 근거로 해당 계약이 부당하게 부풀려진 것인지 판단한다.

 

 

만약 시장 가치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되면 계약 가치는 재조정되며, 이를 통해 특정 구단이 특혜 조건으로 시장을 왜곡하거나 불공정한 재정적 이익을 얻는 것을 방지한다.

 

 

프리미어리그가 이 규정을 만든 이유

 

 

이 같은 제3자와의 특혜성 거래는 2013년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이 처음 도입된 이후부터 면밀히 검토돼 왔다. 그 이유는 구단들이 우호적인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재정적 여력을 인위적으로 늘리려는 시도를 막을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21 12,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IF)에 매각된 지 두 달 만에 프리미어리그 회원 구단들은APT 규정을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이 시점에 대해 많은 이들이 나머지 구단들이 뉴캐슬이 이러한 거래를 추진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보호주의적 조치로 받아들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에 인수된 시점은 FFP, PSR, APT 규정보다 앞서지만, 해당 그룹은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이자 아부다비 부총리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얀의 소유다. 따라서 뉴캐슬과 마찬가지로 국영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리그라는 브랜드 가치를 내세우는 프리미어리그 입장에서는 구단들이 석유 자본 기반의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을 부풀릴 가능성은 위협으로 인식됐다.

 

 

이는 독립 기업이라면 결코 성사되지 않을 비현실적인 계약들을 성립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이런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구단들과 그렇지 못한 구단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재정적 격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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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 규정은 2021년 뉴캐슬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에 매각된 직후 도입됐다

 

 

왜 이 규정들이 무효 판정을 받았나?

 

 

2024 6,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를 상대로 독립 중재에 나서며 APT 규정이 근본적으로 불공정하고 반경쟁적이라고 주장했다.

 

 

더 타임즈가 확인한 165페이지 분량의 법적 제출 문서에서 시티는 자신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 스폰서십 상당수가 시티 풋볼 그룹 이사진과 연관된 개인들과 얽혀 있어, 규정이 자사의 기존 스폰서 네트워크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였다.

 

 

시티는 이를 다수의 폭정이라고 표현했으며,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브렌트포드, 본머스, 풀럼, 울버햄튼이 프리미어리그 측 입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제출했다.

 

 

지난해 10, 3인으로 구성된 중재위원단은 시티에 대한 편향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으며, APT를 수익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장치로 봤다. 그러나 규정 중 3가지 구체적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에티하드 항공과 퍼스트 아부다비 은행과의 잠재적 거래가 차단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발견됐다. 시티가 벤치마킹 분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다만 중재위원단은 무이자 주주 대출 역시 APT 규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스날, 브라이튼, 에버튼, 레스터 시티 등이 구단주로부터 유리한 조건의 대규모 대출을 받은 사실이 근거로 제시됐다.

 

 

시티는 이러한 판결이 PSR 계산을 왜곡한다고 반박했다. 걸프 국가 기업과의 거래만 제한하는 것이 차별로 간주된다면, APT 규정이 스폰서십 거래에만 집중되고 주주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냐는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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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가 또 다른 이의를 제기한 이유와 그 주장

 

 

프리미어리그는 초기 판결에 대응해 규정에서 문제가 된 부분만 삭제하고 나머지는 유지하는 방식으로 3가지 신속한 개정을 제안했다.

 

 

20개 구단 중 16개 구단이 이를 찬성하며 통과시켰고, 시티를 지지한 곳은 아스톤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뿐이었다.

 

 

그러나 시티의 주장은 단순한 부분 수정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2, 중재위원단은 위법판정을 받은 3가지 조항은 규정의 나머지 부분과 분리될 수 없으며, 따라서 전체 규정이 무효이자 집행 불가라고 판정했다.

 

 

이로 인해 2021 12월부터 2024 11월 사이에 체결된 계약 중 시장 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사례에 대해 구단들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프리미어리그는 이에 대해 새로운 APT 규정의 유효성과 실효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시티는 개정된 규정 역시 여전히 차별적이며, 상업적 계약과 달리 주주 대출은 시장 가치 평가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동일한 근본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주장하며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리고 이번에 합의로 종결된 분쟁이 바로 이 사안이다.

 

 

그렇다면 이번 싸움의 승자는 누구인가?

 

 

엘리너 루스벨트는 과거 지난 전쟁에서도 승자는 없었고, 다음 전쟁에도 승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도 그 말이 들어맞을 수 있다. 막대한 비용과 명성에 입힌 손실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양측은 각 판결 때마다 그래왔듯 자신들이 판정승을 거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KO 승부는 없었다. 프리미어리그는 경쟁법 위반 판정을 받으며 자국 규정 일부를 다시 써야 했고, 시티는 결국 자신들이 문제 삼았던 개정 규정에 동의했다.

 

 

비공개 합의의 경우, 누가 진정으로 더 유리한 조건을 얻었는지는 세부 내용을 통해 드러나지만, 한 변호사의 말처럼 이번 합의는 시티의 초토화 전략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의 APT 합의, 그리고 그 의미

 

다만 이전 두 건의 판례에서 모두 논리적 우위를 점했던 시티가,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확신했던 청문회를 한 달 앞두고 합의에 나섰다는 사실은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이득을 얻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시티의 새로운 에티하드 스폰서십 계약과 그 의미

 

 

 

이번 합의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티는 2011년 아부다비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와 10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구단의 홈 구장 명명권과 유니폼 전면 스폰서십이 포함하여 4억 파운드 이상 규모였다. 그러나 2023년 프리미어리그는 새로 추진된 계약이 공정 시장 가치(FMV)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이를 차단했다.

 

 

 

만약 이전에 막혔던 계약이 이번에 승인된다면, 이는 14년 전 체결된 계약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티가 이번 합의의 일환으로 새로운 APT 규정을 받아들인 만큼,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의 공정 시장 가치 심사를 거쳐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관계 기업이나 인물과의 거래 자체는 문제없으며, 공정하게 진행된다면 허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에티하드 계약의 시작 금액은 최초 계약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연간 인상률이 포함돼 있어, 매년의 누적 효과가 계약 기간 전체에 걸쳐 수억 파운드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작 금액이 이미 높을 경우 그 차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시티가 한 차례 무산된 에티하드 계약을 승인받게 된다면 이는 프리미어리그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해당 계약이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돼 다른 구단들에게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인수 이후 1,259% 증가한 시티의 상업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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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의 상업 수익은 2008년 인수 이후 1,259% 이상 증가했으며, 최소 10년 이상 지속되는 푸마와의 파트너십을 갱신하면서 다시 한번 기록적인 10억 파운드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익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합의가 APT를 활용해온 다른 구단들에 의미하는 바는?

 

 

 

만약 프리미어리그가 APT 개념 자체를 전면 폐기해야 했다면, 시티뿐 아니라 계약이 막히거나 지연된 다른 구단들로부터도 보상 청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리그 전체에서 실제로 몇 건의 APT가 차단되거나 지연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티가 이번에 규정을 따르기로 합의하면서 이런 파생 시나리오는 사라졌고, 과거의 주주 대출 문제도 모두 정리됐다.

 

 

 

만약 시티가 대형 에티하드 계약에 대한 승인을 받아낸다면, 시티뿐 아니라 다른 구단들의 계약 역시 프리미어리그의 공정 시장 가치 심사를 계속 받게 된다.

 

 

 

이론적으로 이는 구단들이 연관 당사자를 통해 스폰서십 수익을 인위적으로 부풀릴 여지를 제한한다. 그러나 에티하드 계약은 규모가 워낙 크고, 시티의 높아진 위상을 감안하더라도 공정 시장 가치라는 개념이 절대적 기준이 아닌 주관적 판단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자산의 가격은 어떤 시장 환경이든 상황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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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거대한 에티하드 계약이 시장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계약 금액을 더 높게 책정하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물론 아무런 증거나 정당화 없이 금액을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소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현재 시장에서 공정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주는 효과가 된다.

 

 

 

프리미어리그와 시티의 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나?

 

 

 

이 질문에 대한 진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핵심은 시티의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재정 공시에 관한 대형 사건 판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스폰서십 수익 허위 기재와 미공개 보수 지급 의혹이 포함돼 있으며, 시티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2019 3월 프리미어리그가 대규모 조사를 발표하고, 2023 2월 혐의를 제기한 이후 끝나지 않는 전쟁처럼 보였던 관계 속에서 드물게 화해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티의 공격적 대응이 APT 규정을 완전히 무너뜨려 스폰서십 계약이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혼란을 초래하고, 프리미어리그에 큰 망신을 안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다.

 

 

 

프리미어리그에 얼마나 비용이 들었나?

 

 

 

프리미어리그는 성명을 내기 전, 시티와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다른 구단들에게 먼저 알렸다. 이는 다시 법정으로 가는 상황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재정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 많은 구단들에게 안도감을 줬을 것이다.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운영비는 23% 증가했는데, 이는 주로 추가 인력 채용, 리그 전반의 축구 지원 확대, 그리고 구단 규제 문제와 관련한 법률 비용 증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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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인 주주 회의를 통해 구단들은 재정 상황과 각 부서의 예산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는다. 규제 기관으로서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사안을 자신들의 규정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포기할 것이냐의 문제로 봤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티와 맞서기 위해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야 한다는 점에서 막대한 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더 큰 사건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이번 건은 별개의 사안이다.

 

 

 

우선 초기 중재위원단은 프리미어리그의 공정 시장 가치 규정 자체에 결함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 다만 리그가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사안이 시티가 현재 직면한 혐의들에 중대한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은 애초부터 크지 않았다.

 

 

 

만약 다음 달 새 중재 절차로 넘어가 APT와 공정 시장 가치 개념이 근본적으로 흔들렸다면, 더 큰 사건에서 스폰서십 수익 관련 혐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그런 가능성은 차단됐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610762/2025/09/09/man-city-premier-league-apt-settlement-expla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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