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o Uomo] 키부가 이끄는 인테르의 첫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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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클럽 월드컵에서 몬테레이를 상대로 무언가를 보았다
인터 밀란에게 지금 클럽 월드컵을 치른다는 건 적어도 이상한 일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치욕이 아직도 선수들과 인테르 팬들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라우타로는 결승전 이후 닷새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금은 미래를 생각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일지도 모른다.
몬테레이와의 경기가 열린 패서디나 스타디움은 반쯤 비어 있었고, 그런 분위기는 경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경기장을 채운 유일한 팬들은 대부분 멕시코 팬들이었는데, 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기후 또한 경기 흐름에 좋지 않았다. 숨막히는 더위와 메마른 그라운드는 공이 땅을 따라 굴러가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인터에게 이번 대회의 스포츠적 중요성은 뒷전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대회는 미국에서 열리는 여름 투어가 앞당겨진 듯한 느낌이다. 팬들은 새로운 감독 키부가 어떤 첫 번째 조정을 하는지를 보기 위해 이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키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포메이션에 너무 집착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포메이션이 아니라 경기 원칙이다. 인테르는 최근 몇 년간 이 포메이션(3백)을 사용해왔지만, 더 중요한 건 팀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 원칙이다. 유동성과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요즘 축구에서는 상대 수비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기준점을 주지 않아야 한다. 기존에 이 팀이 가지고 있던 원칙에 더해 새로운 요소를 더하려고 한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몬테레이전에서도 분명히 변화가 보일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시기상조일 수밖에 없다. 이적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리고 따라서 선수단이 어느 정도,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키부가 전임자와 어느 정도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루마니아 출신 감독은 그다지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선발 명단에서의 유일한 ‘변화’는, 지난 시즌 엠폴리에서 임대 생활을 했던 프란체스코 피오의 형인 세바스티아노 에스포지토가 라우타로 옆에서 튀랑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것, 그리고 찰하놀루 대신 아슬라니가 중원에 들어간 것, 디마르코와 둠프리스 대신 카를로스 아우구스투와 다르미안이 측면에 배치된 것뿐이다. 이들 중에서도, 다음 시즌 왼쪽 측면의 주전으로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선수는 카를로스 아우구스투 정도일 것이다.
이미 파르마 시절, 적응 초기 몇 주가 지난 후 키부는 인자기 시스템의 다소 더 엄격한 버전을 필드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기존의 드리블러들을 빼고, 측면에는 더 체격이 단단한 선수들을 배치한 3-5-2 포메이션을 구성했으며, 역동적이고 기술적인 미드필더들을 활용해 공간으로 공을 전달하는 데 더 중심을 두었고, 순수 스트라이커인 펠레그리노와 보니에게 직선적인 패스를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구조였다. 그리고 이러한 스타일은 바로 인테르가 키부를 선택하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도미닉 토렌트(과르디올라의 전 수석 코치)가 이끄는 몬테레이는 인테르와 대칭을 이루는 5-3-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이때 몬테레이의 미드필드 삼각형은 인테르와는 반대로 뒤집힌 형태였고, 이는 세르히오 카날레스를 트레콰르티스타로 배치하여 아슬라니를 마크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방식 덕분에 인테르는 빌드업 상황에서는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중원과 측면 지역은 몬테레이에 의해 차단되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시작되었다. 인테르는 수비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의 압박을 유도하려 했고, 바스토니까지 포함해 전원이 빌드업에 참여했으며, 바스토니는 상대 진영에 있는 에스포지토에게 롱패스를 보내는 역할을 맡았다. 공을 소유했을 때 키부의 인테르는 과거와 완전히 연속성을 보여주었고, 파바르가 1차 압박 뒤 공간으로 미키타리안에게 보낸 전진 패스에서도 그 점이 드러났다.
이 플레이는 인테르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어서, 바렐라도 경기 중 직접 지시하며 유도했을 정도였다.
공 없이 뛸 때의 인테르의 태도는 약간 달랐는데, 이는 경기 며칠 전 스테판 더 프레이가 암시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감독님이 다른 방식의 압박을 원하신다”고 말했다. 인자기 감독 시절의 마지막 인테르는 하이프레싱을 철저히 추구하는 팀은 아니었다. 오히려 바이에른 뮌헨이나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몇몇 장면에서만 잠깐씩 보일 뿐, 세리에 A에서는 하이프레싱이 뚜렷한 정체성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인테르는 미드로우 블록 상태일 때 더 편안함을 느꼈고, 그로 인해 특히 점유율 중심의 공격이 무기력해지기 시작했을 때는 리그 내에서 수동적인 팀이 되기도 했다.
이 점은 키부가 가장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은 적절한 체력 훈련도 없이 이런 대회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 몬테레이와의 개막전은 이 팀의 이번 시즌 60번째 경기이며, 최대 강도를 요구받았던 건 불과 한 달 전이다. 이제는 당연히 신체적으로 한계에 가까운 상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키부의 팀 색깔은 이미 보이고 있었다. 전방 압박은 맨투맨 방식으로 이뤄졌고, 심지어 바스토니가 미드필드까지 올라가 선제 차단을 시도하는 장면도 있었다.
이 새로운 시스템의 초기 형태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장면이 하나 있었다. 수비진에서 짧은 패스로 공을 돌리다가, 공격수의 움직임이 보이자마자 곧바로 전진 패스를 시도했고(이 경우에는 에스포지토에게 땅볼 패스), 공을 잃자마자 전방에서 즉시 압박해 볼을 되찾으려 했다(결국 에스포지토의 오프사이드로 마무리).
시간이 흐르고 몬테레이의 라인도 점점 낮아지면서, 인자기의 마지막 인테르가 겪었던 빌드업 문제들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워 보였고, 이는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 시기 인테르는 뚜렷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몇 차례 괜찮은 연계(예: 21분 라우타로와 아슬라니의 볼 탈취 후 콤비네이션)나 무의미한 중거리슛 외엔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다. 그래도 전방 압박은 최소한 수비적으로는 잘 작동했고, 상대를 라인 아래로 끌어내리며 위험 지역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엔 성공했다.
인테르는 전반 24분에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했는데, 그 시발점은 바스토니가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하다 공을 뺏긴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골을 넣은 선수는 다름 아닌 세르히오 라모스였다. 이 장면에서도 키부 감독이 도입한 변화들이 보이는데, 특히 세트피스 수비에서 주로 지역 방어를 기반으로 한 혼합 마킹 시스템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경우에는 세르히오 라모스를 아체르비가 맨마킹하고 있었지만, 라모스는 수비수를 벗어나기 위해 특유의 ‘반달형’ 움직임으로 두 번째 포스트 쪽에서 마크를 따돌렸고, 전형적인 라모스 스타일의 득점 장면이 연출됐다.
사실 이런 라모스의 골은 수십 번도 넘게 봤을 장면이다. 이번 골은 그의 커리어 통산 147번째 골로, (중앙 수비수라는 걸 잊기 쉬울 정도로) 인상적인 기록이다. 그는 이 경기의 MVP로도 선정됐는데, 이 골 하나로 MVP가 결정됐다는 사실은 인테르 선수들의 경기 내용이 얼마나 부진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세르히오 라모스 같은 선수를 상대로 수비 마킹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곧바로 난이도를 상당히 끌어올리는 선택이며, 실제로 첫 시도에서 바로 실점을 허용하며 실패로 이어졌다. 키부 감독은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수비 방식을 바꾸기로 한 이유는, 맨투맨 수비를 하면 상대가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끌고 가거나 연구해서 첫 번째 포스트나 두 번째 포스트의 공간을 비워버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맨투맨으로 수비했더라도 골을 먹었을 수도 있어요. 약간의 블로킹이 있었고, 그 사이에서 라모스를 놓쳤죠. 그래도 세르히오 라모스는 분명히 맨투맨 마크 중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지역 방어(zone defense)가 새로운 방식이에요." 라고 라우타로는 덧붙였다. "감독님과 함께 그걸 시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시켜야 합니다. 요 며칠간 우리는 좋은 훈련을 해왔고, 마치 프리시즌 준비처럼 느껴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오늘은 긍정적인 감각을 가지고 경기를 마무리했어요."
인테르는 이 기회 이후에도 좋은 리듬을 유지하며 몬테레이를 점점 더 곤란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 모습은 아마도 키부 감독이 원했던 버전이며, 그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인테르를 구축해 나갈 기반이 될 수 있는 모습이다.
동점골은 전반 종료 직전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라우타로가 3선 중앙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아슬라니가 찼고, 멕시코 수비 라인은 카를로스 아우구스투의 박스 안 침투 움직임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아슬라니는 그를 향해 공을 보냈고, 마크에서 벗어나 있던 아우구스투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내줬다. 라우타로가 다시 침투해 들어오며 손쉽게 골로 마무리 지었다.
라우타로의 비교적 담담한 골 세리머니, 텅 빈 경기장,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과 진행자의 외침 — 이 모든 요소들이 유럽 팀들이 미국에서 치르는 여름 투어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반전은 전반 종료 무렵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체력 저하와 함께 찬스는 더 줄어들었다. 눈에 띄는 변화로는 후반 중반부터 미키타리안이 안정적으로 2선까지 올라서는 모습이었다. 이는 두 번째 교체 이후(첫 번째 교체는 에스포지토를 튀랑과 파바르를 루이스 엔히키로 교체) 더 뚜렷해졌다. 68분에는 아슬라니를 대신해 수치치, 카를로스 아우구스투를 대신해 디마르코가 투입되었다.
물론, 미드필더가 출발 위치를 10미터 정도 앞으로 옮긴 정도에 불과하지만, 키부 감독이 어떤 팀을 구축하려 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힌트이기도 하다. 작지만 분명한 변화이며, 향후 더 닫혀 있는 수비를 상대로 치부가 이 패턴을 반복할지 — 예컨대 조별리그의 나머지 두 경기, 특히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새로 영입된 루이스 엔히키와 수치치가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는 장면은 기대를 모았지만, 이들은 아직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훈련량 부족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이번 대회가 끝난 뒤 변할 것이다. 여름 이적시장과 본격적인 프리시즌 훈련이 예정돼 있어, 그 이후에야 진정으로 신입 선수들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치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치 여름 친선경기처럼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반전은 실점하긴 했지만 좋은 경기를 했고, 로테이션을 통해 그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후반에는 빌드업이 느려졌지만, 몇 차례 찬스를 만들었고, 마무리에서 조금 더 날카로움이 필요했다. 상대는 전환 상황에 능했기 때문에, 더 많은 전진성과 빠른 볼 전환이 필요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
연속성과 변화점을 동시에 보여주며, 인테르는 이제야 다음 시즌 어떤 팀이 되고자 하는지를 점차 이해해가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그렇게 마무리된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곧바로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Text: Daniele V. Morr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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