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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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길을 잃었다
트레버 브루킹부터 글렌 호들까지,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역사를 빛낸 상징적인 인물들

 

Michael Walker

Jan. 15, 2026 2:13 pm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 주 토요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경기 시작 전, 경기장을 찾는 모든 관중에게 심리 상담이 제공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금이 농담을 던질 때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여기 유구한 역사와 현대적인 침체를 동시에 겪고 있는 두 클럽이 있다. 불만 가득한 팬들, 구단주 문제, 지배구조에 대한 의문, 인기가 없는 감독, 그리고 영입 실패까지. 이 두 클럽은 그들만의 ''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무의미하다고 치부되기도 하지만, 20세기에 형성된 정체성과 자기 인식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이러한 문제는 다른 무엇보다도 축구 스타일에 대한 불만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두 클럽은 최근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웨스트햄은2023년 컨퍼런스리그에서, 토트넘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당시 웨스트햄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전술 스타일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우승 1년 만에 상호 합의하에 팀을 떠났다. 토트넘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2008년 이후 클럽에 첫 우승컵을 안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1-0 승리 후, 불과 2주 만에 구단 내부와 경기장 안팎의 신뢰를 잃고 경질되었다.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렸던 해당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경기력이 너무나 처참했던 나머지 '엘 크라피코(El Crapico)'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토요일, 우리는 소위 '엘 디스커넥티코(El Disconnectico)'라 불릴 법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길을 잃었다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우승을 기뻐하는 토트넘 선수들

 

 

과거에도 두 클럽에 실망스럽고 험악한 시기가 존재했으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단절의 겨울'이라 불릴 만하다.

 

 

 

토트넘의 훈련장인 홋스퍼 웨이에서는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 체제에서의 시즌 운영, 개편된 수뇌부,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캠페인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이미 구단 안팎으로 개인적, 조직적 차원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전 소속팀인 브렌트포드와의 새해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자, 팬들은 그를 향해 "지루하디지루한 토트넘(Boring, boring Tottenham)"이라는 야유를 보냈다.

 

 

 

지난 토요일 저녁, 토트넘은 과거 자신들이 자랑했던 날카로운 '푸시 앤 런(push-and-run)' 축구를 구사하는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홈에서 패하며 FA컵에서 탈락했다. 전반전이 0-2로 종료되자 빌라 팬들은 프랭크 감독의 미래를 조롱했고, 일부 토트넘 팬들까지 이에 가세했다. 만약 후반전 경기력까지 악화되었다면 프랭크 감독의 직위는 위태로웠을 것이다. 다행히 윌슨 오도베르의 득점과 주앙 팔리냐의 끈질긴 활약이 홈팬들을 다소 진정시키며 프랭크 감독은 북런던에서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열정적인 팀을 응원하고자 하는 관중의 갈망은 분명해 보였다.

 

 

 

24시간 뒤, 동런던에 위치한 웨스트햄의 홈구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온 9,000여 명의 원정 팬들이 부르는 야유 섞인 노래에 더 많은 홈팬 목소리가 합쳐졌다. 웨스트햄은 챔피언십 24개 팀 중 원정 성적이 14위에 불과한QPR을 상대로 FA컵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QPR 서포터들은 "너희는 이 쓰레기장(s**thole)을 위해 영혼을 팔았다"고 노래하며 조롱을 퍼부었다. 웨스트햄의 신입 공격수 타티 카스테야노스가 결승골이 된 헤더 득점을 즉각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조롱은 런던 스타디움 관중석 전체로 더 확산되었을지도 모른다.

 

 

 

부임한 지 100일이 조금 넘은 웨스트햄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승리 후 인터뷰를 통해 "정말 기분이 좋다.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 이번 결과가 우리의 한 주를 바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그가 경기 책자(programme notes) "지난 몇 주 동안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어조였다.

 

 

웨스트햄은 5일 전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홈 경기에서 다소 운이 없게 패배했으나,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쁜 홈 성적(획득 가능한 승점 33점 중 7점 획득)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역시 승점 30점 중 9점만을 얻으며 네 번째로 좋지 않은 홈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이제 두 팀이 맞붙는다.

 

 

 

물론 누누 감독은 2021년 토트넘을 4개월간 지휘한 바 있다. 그는 두 클럽을 잇는 연결고리지만, 어느 쪽 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얽혀 있다.

 

 

 

팬들의 항의 시위 또한 두 팀의 공통점이다. 서포터 그룹 '체인지 포 토트넘(Change For Tottenham)'은 이번 토요일 경기장 인접 구역인 코너 핀(Corner Pin) 펍 앞에 모여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겨울 이적 시장에서 팀 투자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압박을 이어갈 계획이다.

 

 

 

웨스트햄 팬들은 지난 12 27일 풀럼과의 홈 경기(0-1 ) 당시 구단주들을 향해 레드카드를 들어 보였으며, 강등권 사투가 걸린 중요한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는 수만 명이 경기장을 찾지 않고 외면했다. 오는 1 24일 선덜랜드전에서도 시위가 계획되어 있다. 양 팀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경기장을 찾는 날이 이제는 하나의 '고역(chore)'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길을 잃었다
이번 달 노팅엄 포레스트전 1-2 패배 당시 불만을 표출하는 웨스트햄 팬들

 

 

이러한 불안감은 비단 2026 1월에 국한된 것도 아니며, 토트넘과 웨스트햄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번 시즌은 물론 지난 시즌들에서도 팬들을 자극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토트넘은 지난 20시즌 중 18시즌 동안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그 기간 중 우승은 단 한 차례(8개월 전 유로파리그 우승)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쳤다. 터무니없이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는 팬들이 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웨스트햄의 경우, 2026년은 업튼 파크를 떠나 런던 스타디움으로 이전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많은 팬에게 이 결정은 여전히 구단과 연고지의 유대감이 끊긴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더 본질적인 의문이 자리 잡고 있다. 빛나는 우승 트로피도, 지역적 유대감도 없다면 클럽은 무엇으로 스스로를 정의해야 하는가? 2026년 현재, 토트넘 홋스퍼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두 팀의 또 다른 연결고리는 양 팀이 유럽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영국 클럽들이라는 점이다. 토트넘은 1963년 지금은 사라진 유러피언컵 위너스 컵을 들어 올렸고, 웨스트햄은 1965년에 같은 업적을 달성했다.

 

 

 

이 시기는 두 클럽의 현대적 명성이 확립된 때였으며, 오늘날의 축구 언어로 표현하자면 '방법론'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토트넘은 '푸시 앤 런(push-and-run)' '영광(Glory)'을 내세웠고, 웨스트햄은 '웨스트햄 방식(West Ham Way)' '아카데미'를 확립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러한 이념들은 구단의 뼈속 깊이 스며들었다.

 

 

 

이러한 철학은 곧 성과로 이어졌다.

 

 

 

1960-61시즌, 토트넘은 20세기 영국 클럽 최초로 리그와 FA컵을 동시에 석권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이후 토트넘은 1년 뒤인 1962년과 1967년에 FA컵 우승을 추가했으며, 1981년과 1982년에는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1971년과 1973년에는 리그컵을, 1972년과 1984년에는 UEFA(현재의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시기 25년 동안 토트넘은 총 11개의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획득했다. 이는 현세기의 기간과 맞먹는 시간 동안 일궈낸 성과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단순히 승리만을 쫓는 팀이 아니었다.

 

 

 

당시 토트넘은 세련된 경기를 선보였으며, 이는 더블 달성 당시의 주장인 대니 블랜치플라워가 정립한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블랜치플라워는 "축구에 있어 가장 큰 오류는 경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승리에 관한 것이라고 믿는 점이다. 축구는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축구는 곧 영광(Glory)을 위한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토트넘의 상징인 '영광, 영광의 토트넘 홋스퍼(Glory, glory, Tottenham Hotspur)'라는 구호는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일부 관찰자들은 이러한 언급을 오늘날에는 무의미한, 공허한 향수일 뿐이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축구계에서 이는 단순한 향수가 아닌 전통과 유산이다. 감상적인 재해석에 불과한 향수와 역사적 실체인 전통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토트넘은 이러한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다. 경기장 투어 프로그램은 구단의 역사로 가득 차 있으며, 복도마다 흑백 사진들이 줄지어 걸려 있다. 지난 토요일 밤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서 토트넘 선수단은1901 FA컵 우승을 기념하는 레트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으며, 경기 시작 30분 전 경기장 전면에는 '영광을 위해 하나로(Together to Glory)'라는 네온사인이 불을 밝혔다.

 

 

 

반면, 웨스트햄 팬들 중 자신들의 클럽이 전통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웨스트햄 팬들은 112년 동안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업튼 파크를 떠나2012년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이전한 결정을 단순한 이주가 아닌 '전통의 단절'로 받아들인다. 현재 업튼 파크 부지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건물의 일부는 노엘 캔트웰이나 지미 러플 같은 과거 웨스트햄의 레전드 선수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나, 지미 러플의 성은 'Ruffle'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두 아파트 건물 사이에 놓인 명판만이 과거 피치 중앙의 위치를 알리고 있으며, 그 아래에는 레전드 주장 바비 무어를 기리는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 이곳은 '기념 정원'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작은 잔디 원에 불과하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길을 잃었다
2016 5, 업튼 파크에서의 마지막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3-2로 승리한 웨스트햄

 

 

 

웨스트햄에는 '아카데미 하우스'도 존재한다. 웨스트햄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자신들의 유스 육성 체계에 '아카데미'라는 명칭을 붙인 영국 최초의 클럽이었다. 이는 웨스트햄이 유스컵 결승에 두 차례 진출했던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유스팀에는 훗날 감독이 된 존 라이얼이 있었으며, 다른 한 팀에는 1966년 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바비 무어와 제프 허스트가 활약하고 있었다.

 

 

 

바비 무어와 제프 허스트는 1964 FA컵 우승과 1년 뒤 1860 뮌헨을 상대로 거둔 컵 위너스컵 우승의 핵심 멤버였다. 당시 '지략가'로 통했던 론 그린우드 감독은 상대 팀 분석을 위해 선수단 전원을 이탈리아로 보내 1860 뮌헨과 토리노의 준결승전을 직접 참관하게 할 정도로 철저한 인물이었다.

 

 

 

1966년 웨스트햄은 리그컵 결승에 진출했다. 10년 동안 구단은 구 퍼스트 디비전(현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차례 10위권 이내 성적을 거두었고, 여섯 차례나 상위 12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존 라이얼 감독 체제하에 웨스트햄은 1975년과 1980년에 다시 한번 FA컵 정상에 올랐으며, 1986년에는 리그 3위를 기록했다.

 

 

 

웨스트햄은 1976년에도 컵 위너스컵 결승에 진출했으나 안데를레흐트에 패했다. 하지만 일부 열성 팬들은 비록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경기를 클럽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 중 하나로 꼽는다.

 

 

 

당시 웨스트햄 선발 명단 중 8명은 동런던 혹은 인근 지역 출신이었다. 클럽은 지역적 유대감을 반영하고 있었다. 물론 매주 승리한 것은 아니었으며,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1970년대에는 강등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에 이르러 구단은 빌리 본즈와 트레버 브루킹으로 대변되는 기개와 재치(grit and guile), '웨스트햄 방식(West Ham Way)'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트레버 브루킹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론 그린우드 감독은) 축구가 아름다움과 지능의 게임이라고 여겼다"고 기술했다.

 

 

 

또한 브루킹은 웨스트햄을 "진정한 지역 커뮤니티 클럽"이라고 설명하며, "우리만의 동런던 구역을 가졌고, 많은 지역민에게 클럽은 삶의 중심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동런던의 그 터전은 사라졌다. 이번 세기 들어 국내 컵대회 결승 진출은 단 한 차례(2006 FA)에 불과하며, 컨퍼런스리그 우승이 성과의 전부였다. 프리미어리그 14시즌 연속 잔류라는 기록이 다른 고통받는 팬들에게는 불평할 거리조차 되지 않을지 모르나, 웨스트햄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집필한 저자 팀 크레인은 현재의 불안감을 역사적 맥락에서 설명했다.

 

 

 

팀 크레인은 '웨스트햄 방식'을 정의하며 "간단히 말해 '즐거운 축구'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오버래핑하는 윙어들, 정교한 패스 워크, 공중에 띄우지 않고 지면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이고 즐거운 축구다. 설령 실점이 늘어나더라도 골을 더 많이 넣는 것을 추구한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팀 크레인은 웨스트햄의 역사에 대해 "우리는 몇 차례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지만, 항상 팬들을 즐겁게 했다. 오늘날 사라진 조각이 바로 그것이며, 사람들이 '웨스트햄 방식'을 그리워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년간, 아니 아마 이번 세기 전체를 통틀어 우리 팀을 보면 득점, 도움, 슈팅이 전무한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너무 많다. 이는 웨스트햄 방식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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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86시즌 리그 3위를 기록할 당시 웨스트햄의 프랭크 맥어베니(왼쪽)와 토니 코티는 합계 46골을 기록했다

 

 

팀 크레인은 과거 업튼 파크 시절을 떠올리며 "우리는 업튼 파크에서 형편없는 경기를 보기도 했지만, 그곳이 바비 무어, 허스트, 본즈, 브루킹이 누비던 피치라는 것과 가족들이 함께 성장한 장소임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버렸고, 이를 그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한탄했다.

 

 

 

경기장 이전 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것이 중요한 문제인지 묻자, 팀 크레인은 철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축구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축구는 즐거움이자 사회적 창구이며, 안락함을 느끼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영혼이 깃든 장소다. 하지만 런던 스타디움에는 이 중 어떤 단어도 적용할 수 없다. 50년 뒤에는 달라질지 모르나, 현재의 분위기는 독성이 강하며 기존 팬층과 새로운 세대, 그리고 선수단과 구단 수뇌부 사이에는 거대한 단절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팀 크레인은 이어 "그렇기에 경기장 이전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의미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면, 현대의 웨스트햄을 보고 열광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웨스트햄의 고충을 토트넘의 상황과 비교하며 팀 크레인은 "두 클럽 모두 최근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얻었음에도 감독들이 경질되고 팬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는 우리가 현대 축구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튼이나 브렌트포드와 달리, 우리와 토트넘 모두 '영입(recruitment)'이라는 핵심적인 부분에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토트넘과 아스톤 빌라의 FA컵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인근 코너 핀(Corner Pin)’ 펍 뒤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아담 네이선과 아담 맨슨은 토트넘의 낙담스러운 현주소에 대해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토트넘 방식(Tottenham Way)’웨스트햄 방식(West Ham Way)’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와 빈번한 조롱에도 불구하고, 네이선은 웨스트햄과 토트넘이 고유의 경기 방식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38세인 네이선은 대니 블랜치플라워는 물론 글렌 호들의 현역 시절 활약상을 직접 보기엔 너무 젊은 세대다. 토트넘 관련 팟캐스트인 언 에코 오브 글로리(An Echo of Glory)’의 패널로 활동 중인 그의 구단에 대한 불만은 팀 크레인과 마찬가지로 축구계 전반의 상황에 대한 우려로 확장되었다.

 

 

 

네이선은 이것이 축구다. 우리는 100년 넘게 이 자리에 있었고, 축구는 지역 사회, , 문화 등 모든 것이 결합된 산물이라며 스포츠가 점차 프랜차이즈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팬들과 클럽이 자신들만의 확고한 존재 방식을 유지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내가 토트넘에 기대하는 경기 방식이 있다. 이는 아마도 부모님과 조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물려받은 것일지도 모른다축구계는 이러한 전통적 방식(Ways)’을 억지로 몰아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영혼 없는 스포츠로 전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네이선은 토트넘은 팀만큼이나 뛰어난 개인에게 집중해 왔다. 위르겐 클린스만, 다비드 지놀라, 로비 킨,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가레스 베일, 해리 케인, 그리고 손흥민까지 이어진 계보가 바로 그것이다. 나에게 토트넘 방식이란 바로 이런 독보적인 개인들을 의미한다고 정의하며, “현재의 토트넘이 우울한 이유는 내가 간절히 보러 가고 싶은 선수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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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당시 토트넘 방식을 몸소 보여주었던 해리 케인과 손흥민

 

 

그럼에도 네이선과 맨슨은 토트넘 팬들이 이념적인 순수주의자라는 시각을 경계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몇 년간 팀을 이끌었던 주제 무리뉴와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모든 서포터가 팀의 축구 스타일에 지지를 보냈던 시점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네이선은 실리주의(Pragmatism)는 토트넘의 정신과 정반대되는 것이라면서도, 결승전 경기력이 처참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럽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기쁘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당시의 우승이 마침내 무관에서 벗어나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맨슨은 빌바오에서 열린 결승전 당시 눈물을 흘렸음을 밝혔다.

 

 

 

맨슨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응원을 시작했을 때 내가 느낀 것은 토트넘 방식, 화려함, 경기장, 하얀 유니폼, 그리고 클린스만과 지놀라였다“1999년 조지 그레이엄 감독 체제에서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던 것을 기억하지만, 당시의 축구는 전혀 흥미롭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측면 자원들을 활용하는 팀이다. 2003-04시즌 당시 FA컵 홈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에3-4로 패하고, 저메인 데포의 데뷔전에서 포츠머스를 4-3으로 꺾었으며, 레스터와 4-4로 비겼던 시기가 있었다. 그것이 진정한 토트넘이었다고 강조했다. 맨슨은 이어 당시에는 많은 경기에서 패하기도 했지만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프랭크 감독이 부임하며 약속했던 전진 위주의 공격 축구였으나, 지금까지 그는 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포츠머스전과 레스터전 사이에는 찰튼 애슬레틱을 상대로 거둔4-2 승리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토트넘은 해당 4경기에서 총 28골을 주고받았다.

 

 

 

프랭크 감독에 대해 어느 정도 동정론도 존재한다. 토트넘의 막대한 부상자 명단은 팀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그에게는 2004년 웨스트햄에서 이적해와 미래의 잉글랜드 주전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던 데포 같은 자원도 없다. 그러나 구단의 현재 영입 정책에 대해서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임금 지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임금과 성적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6위는 일종의 성적 상한선으로 여겨진다. 소위 6’ 클럽들과 아스톤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포함한 팀들 중 토트넘은 지난 5년간 선수단 전체 임금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네이선은 축구계의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천장(ceiling)’보다는 바닥(floor)’을 지키는 것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클럽 중 하나이므로, 오랫동안 부진한 성적을 내는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image.png [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길을 잃었다
지난 9월 토트넘이 승리를 거두는 동안 런던 스타디움을 빠져나가는 웨스트햄 팬들

 

 

맨슨은 해당 의견에 덧붙여 "이러한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점이 토트넘과 웨스트햄을 죽이고 있다. 빅클럽들의 독점을 깰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12개월 동안 임금을 제외하고도 이적료로만 5억 파운드를 지출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 6년 동안 아스날이 지출한 금액은 10억 파운드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결국 두 구단은 정체성을 잃고 단절되었다. 그리고 토트넘 팬들은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토요일에 열리는 경기는 20개 팀 중 14위와 18위의 맞대결이다. 두 클럽은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나, 정작 경기는 확률에만 의존하는 소극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네이선은 이에 대해"패배하는 팀은 온라인상에서 밈이 될 것이며, 이러한 조급함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레인은 현대 축구에 대해 "요즘 축구는 '한 경기도 져서는 안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1976년 컵 위너스컵 결승에서 안데를레흐트에 2-4로 패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당시를 기념하며 모임을 갖는다.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보여준 눈부신 공격 축구 덕분이다. 당시 선수들은 지역 학교를 나온 동네 선후배들이었고, 그들의 경기를 보는 것은 마치 형제들의 경기를 보는 것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크레인은 밴드 제임스(James)의 노래 가사를 인용해 "‘차라리 그런 부유함을 보지 못했더라면 가난한 삶도 견딜 수 있었을 것이라는 노래 가사가 있다. 우리는 이미 축구가 올바르게 구사되는 방식을 목격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맨슨 역시 이에 동의하며 "스포츠 전체가 변했다. 승리가 너무나 중요해졌고, 팀과 코칭스태프 구성은 오로지 데이터와 확률에 기반한다. 이제 모든 팀이 시간을 지연시키고 롱 스로우를 구사한다. '웨스트햄 방식'이나 '토트넘 방식'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영광'에 대해서도 맨슨은 토트넘의 임금 체계를 지적하며 "이 클럽은 애초에 우승 트로피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우승컵도 없고 '토트넘 방식'도 사라진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구단은 여전히 토트넘 방식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은 이를 그저 우스갯소리(punchline)로 소비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시각에 동의하는 이들도,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의 N17 지구와 웨스트햄의 E20 지구 주민들에게, 자신들이 나아갈 길을 잃었다는 조롱은 결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928993/2026/01/15/west-ham-tottenham-hotspur-style-histor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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