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감독들은 경질될 때 안도감을 느낄까? "압박감에서 해방되지만, 곧 그 압박감을 그리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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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레틱] 감독들은 경질될 때 안도감을 느낄까? "압박감에서 해방되지만, 곧 그 압박감을 그리워하게 된다"](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60112/9373351744_340354_c3c0013dbc1829a4f4d5c4ad0703c7db.png.webp)
지난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후벵 아모림 감독
By Rob Tanner
Jan. 12, 2026 2:05 pm
지난 월요일 오후, 체셔에 위치한 자신의 대저택 밖을 나서는 후벵 아모림의 모습은 매우 여유로워 보였다. 짙은 선글라스와 명품 옷을 착용하고 겨울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백만 불짜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약 1,350만 달러짜리 모습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에서 경질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자신과 코칭스태프가 받게 될 위약금의 액수가 바로 그 정도였기 때문이다.
막대한 보상금은 실망감을 덜어주기에 충분했겠지만, 카메라를 향해 걷는 아모림의 표정에는 실망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는 마치 어깨 위를 짓누르던 거대한 짐을 내려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https://www.instagram.com/reel/DTJEjcPjzmF/
일부 감독들에게 경질은 부진에 빠진 팀을 재건해야 한다는 중압감이나, 구단 수뇌부 및 팬들로부터 받는 끊임없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안도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경질은 수치심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최근 몇 주 사이 경질된 고액 연봉 감독은 아모림뿐만이 아니다. 엔초 마레스카 역시 첼시와 결별했다. 이들은 거액의 위약금 덕분에 재취업 전까지 생계 걱정을 덜 수 있으며, 감독으로서의 명성 또한 여전하다. 축구계 지도자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이들이 무직 상태로 오래 머무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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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와 결별하기 직전 팬들과 함께 있는 마레스카 감독
반면, 전 배로 감독 앤디 윙에게 지난 12월의 경질은 엄청난 타격이었다. EFL에서의 첫 감독직을 11개월 만에 내려놓게 된 그는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통틀어 처음으로 현장을 떠나 있게 됐다.
윙 전 감독은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스포츠 디렉터의 전화를 받았을 때(홈에서 트랜미어 로버스에 0-3으로 패해 리그 2 18위로 떨어진 직후) 충격과 실망이 컸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며칠이 지나자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과 함께, 직업을 잃었다는 사실에서 오는 수치심이 밀려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윙 전 감독은 "매우 힘든 일이다. 억울하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교훈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번트리 시티, 브라이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에서 수비수로 활약한 뒤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성공한 감독조차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 불안정한 업계의 최신 희생자가 됐다.
윙 전 감독은 "나는 아스톤 빌라의 팬인데, 시즌 초반 우나이 에메리 감독조차 첫 5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자 의구심 섞인 시선을 받았다"며 감독직의 가혹함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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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배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앤디 윙
그는 이어 "나는 경질 전 15경기에서 단 4패만을 기록 중이었고, FA컵 3라운드 진출 직전까지 갔으나 위건과의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나중에 연락해 온 주변 사람들도 나의 경질 소식에 당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단 내부의 기대치와 외부의 시선은 다를 수 있다. 맨유는 6위였고 첼시는 5위였음에도 아모림과 마레스카가 물러났다. 웨스트 브로미치의 라이언 메이슨도 직장을 잃었다. 이는 정말 무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재취업을 뒷받침할 막대한 위약금도 없는 상황이지만, 지도자 생활 초기 소파 창고에서 일하며 꿈을 키웠던 윙 전 감독은 가능한 한 빨리 현장으로 복귀하기 위해 다음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경질을 안도로 받아들이는 감독들도 존재한다.
폴 램버트 전 감독은 2015년 아스톤 빌라에서의 불행했던 시기를 마무리했을 때 오히려 흥분된 감정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당시 빌라는 랜디 러너 구단주가 매각을 추진하던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램버트 전 감독은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당시에는 정말 안도감을 느꼈다. 솔직히 말해 너무 기뻐서 외발자전거를 타고 저글링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구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고, 더 이상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난을 감수해야 했기에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개리 몽크 전 스완지 시티 감독 또한 2021년 인터뷰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셰필드 웬즈데이 감독직에서 물러난 직후 "경질이라는 사건 자체가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하지만'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50~60명의 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득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감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전 반슬리 및 베리 감독이었던 데이비드 플릿크로프트 역시 2016년 베리에서 경질됐을 때 몽크와 비슷한 감정을 공유했다.
플릿크로프트 전 감독은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압박감이 너무 심해져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해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 어깨의 짐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베리에서 이룬 성과들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헌신했다. 하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때는 오히려 경질되는 것이 괜찮았다. 다른 누군가가 팀을 맡아 정상화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헤칠 수 없었고, 때로는 너무 과하게 노력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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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베리 감독 시절의 데이비드 플릿크로프트
스티브 브루스 감독 역시 2021년 사우디 컨소시엄이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직후,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브루스 전 감독은 2023년 한 팟캐스트에서 "당시 뉴캐슬은 환희로 가득 찼고 팬들의 지지도 엄청났다. 마치 모든 불행이 사라진 듯한 분위기였다"고 회상하며, 자신이 직접 에디 하우 감독을 후임으로 추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단 수뇌부에게 '나를 방정식에서 제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야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말이었지만, 모든 것이 축제 분위기인 상황에서 유일한 부정적인 요소는 바로 나였기에 그것이 구단을 위한 최선임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경질 직후의 심경에 대해 플릿크로프트 전 감독은 "당장 화요일 밤 경기의 승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시야를 가렸던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 든다. 하부 리그는 경기가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분석에 매몰되어 판단력이 마비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성적이 부진하면 이사회, 서포터, 선수들과의 문제가 잇따라 발생한다. 감독은 오로지 그 압박감 속에서만 사고하게 되며, 냉철한 문제 해결 능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플릿크로프트 전 감독은 과거 구단 수뇌부 중 한 명이 자신을 안필드에 데려가 리버풀의 경기를 보여준 뒤, 팀이 그렇게 플레이하기를 원한다고 요구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팀에는 하부 리그 선수들이 있었지만, 그는 리버풀 같은 축구를 원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또한 "한 번은 패배 직후 회장이 일요일 휴무를 취소하고 연습 경기를 잡으라고 명령한 적도 있었다. 선수들이 패배에 신경이나 쓰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런 압박은 전혀 그립지 않다"고 말했다.
스티브 브루스처럼 명성이 높은 감독의 사례는 훈훈할 수 있지만, 대다수 경질된 감독들에게 닥치는 현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가혹한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빨리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공포와 싸워야 한다.
플릿크로프트 전 감독은 "안도감은 아주 짧게 끝난다"고 경고하며, "곧바로 함께 고생한 코칭스태프와 그 가족들, 아이들의 생계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기 시작한다. 이는 호수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아서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그들에게 뒷받침할 만한 무언가가 있는지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전했다.
거주지를 옮기던 중 직장을 잃은 앤디 윙 전 감독 또한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윙 전 감독은 "아모림 같은 감독은 빅클럽에 있었기에 막대한 위약금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겠지만, 하부 리그 감독들에게 경질은 도덕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훨씬 더 큰 고통을 준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모림도 카메라 앞에서는 행복해 보일지 모르지만, 재정적 걱정이 없을 뿐 경질됐다는 사실 자체에는 다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경질이 진정한 안도는 아니다. 압박감에서 잠시 해방될 뿐이며, 이틀만 지나면 다시 그 압박감을 그리워하며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어질 것"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957725/2026/01/12/sacked-premier-league-managers-amor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