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안드레 오나나가 맨유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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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ywonyyy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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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23년 여름 안드레 오나나를 이적료5,100만 유로(4,390만 파운드)에 영입했을 때, 이는 클럽에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 순간으로 여겨졌다.
10년 넘게 수문장을 지킨 다비드 데 헤아가 떠나고, 반사 신경과 선방 능력으로 정의된 골키퍼 대신 수비와 공격 방식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들어왔다. 오나나는 발밑에 능숙할 뿐만 아니라 그 능력을 발휘하는 데 특화된 선수였고, 에릭 텐 하흐의 시스템에서 압박을 빌드업으로 전환하는 토대가 되기 위해 영입됐다. 그는 단순히 좋은 골키퍼가 아니라, 장갑을 낀 또 다른 플레이메이커여야 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오나나가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 임대 이적에 합의하면서,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에 논리적으로 보였던 그림은, 골키퍼와 그를 둘러싼 환경 간 관계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변했다.
오나나는 언제나 특수한 유형의 골키퍼였다. 그의 장점은 팀의 구조가 명확하고, 요구가 일관되며, 전술 패턴이 예측 가능할 때 빛났다. 아약스 시절 텐 하흐 감독의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서 그는 안정감 속에 위험을 감수할 수 있었고, 팀 동료들이 제자리에 있다는 확신 속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인테르에서는 시모네 인자기의 잘 조직된 전술이 비슷한 균형을 제공했다. 수비에서는 철저한 보호가 있었고, 빌드업 상황에서는 명확함이 있었다. 인자기의 3백 전원은 압박 속에서도 공을 받을 수 있었고, 드리블로 전진하는 데 능숙했다. 그 속에서 오나나의 패스 범위와 대담한 위치 선정은 훌륭한 무기가 됐고, 한 번의 패스로 수비 압박을 공격 기회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맨체스터에서는 그 안정감을 결코 찾지 못했다. 잦은 수비진 부상으로 뒷라인이 흔들렸고, 중원은 경기 장악에 자주 실패했다. 전방 3명의 압박 또한 일관성 없이 들쭉날쭉했다. 오나나가 빛을 발했던 명확성은 사라져 있었다. 이는 치명적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혼돈을 흡수하는 타입의 골키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플레이는 언제나 리듬과 확신에 맞춰져 왔다.
이적 직후 열린 RC 랑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골문에서 30야드나 벗어난 자리에서 로빙슛을 허용하기도 했다. 아약스와 인테르 시절 보여줬던 대담함은 맨유 유니폼을 입은 순간 무모함으로 보였다. 그의 장점은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존재감인데, 이는 2019년 아약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2023년 인테르의 결승 진출 당시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런 시기는 모두 모멘텀으로 설명됐다. 한 번의 좋은 경기력이 또 다른 좋은 경기로 이어지며, 흔들림 없는 자신감으로 확장된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을 통해 도약할 수 있었던 만큼, 그 부재는 곧장 추락으로 이어졌다. 맨유는 오나나에게 안정적인 토대를 제공하지 못했고, 그는 꾸준한 활약으로 보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펩 과르디올라가 한때 “특출나다(exceptional)”라고 칭한 골키퍼의 면모가 간간이 드러났지만, 동시에 무시하기 힘든 급격한 기복 또한 나타났다.
돌이켜보면, 그의 맨유 첫 시즌이 모든 것을 예고한 셈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인 울버햄튼 원더러스전에서 경기 막판 사샤 칼라이지치와의 무모한 공중 경합은 페널티킥으로 이어질 뻔했다. 몇 주 뒤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는 르로이 사네의 평범한 슈팅을 처리하지 못해 실점을 허용했고, 3-4 패배 후 클럽 미디어를 통해 추가 인터뷰를 요청하며 사과해야 했다.
그리고 이스탄불 원정이 있었다.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 아마도 그의 커리어 최저점으로 기록될 그 무대에서 그는 압도당한 듯 보였다. 불안한 클리어링, 잘못된 패스, 그리고 너무 쉽게 내준 2실점은 가장 큰 무대에서의 그의 취약함을 드러냈다. 맨유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영입된 골키퍼였지만, 그날은 오히려 그의 불안정함을 각인시키는 밤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오나나는 곧장 반등했다. 이스탄불 참사 이후 스스로를 다잡았고, 2024년 대부분 기간 훌륭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위치 선정은 더 예리해졌고, 판단은 안정감을 찾았으며, 빌드업 능력 또한 다시 무기로 작용했다. 한동안 그는 맨유가 애초에 기대했던 골키퍼, 텐 하흐 감독의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선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같은 해 11~12월이 되자, 다시 예전 문제가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집중력 저하와 작은 실수들이 쌓이며 더 큰 서사로 번져갔다. 패스는 날카로움을 잃었고, 판단은 흔들리며 의문이 되살아났다. 상대팀이 역습에 나설 때마다 팬들은 불안에 떨었고, 오나나가 가장 단순한 슈팅조차 막아낼 수 있을지 믿지 못했다.
경기장 밖의 잡음은 더욱 커졌다. 올해 4월, 네마냐 마티치가 과거 동료 다비드 데 헤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오나나와 설전이 벌어졌다. 오나나가 먼저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공개적으로 불거지자 그가 받는 압박은 더욱 커졌다. 자신감을 회복해야 하는 골키퍼에게 이는 또 다른 분열 요소였고, 기초를 흔드는 금이 됐다. 팬층이 이미 갈라져 있던 상황에서 인내심은 빠르게 소진됐다.
안드레 오나나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는 동안 굵직한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질렀다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 겹쳐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카메룬 대표팀 감독 리고베르 송과 전술적 이견을 보이며 대회 도중 팀을 떠나고 한때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사건이다. 두 에피소드는 같은 그림을 그렸다.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골키퍼이지만, 그의 감정과 솔직함은 때로 동료들을 고무하기보다는 그를 고립시키기도 했다.
이어진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리옹과의 경기에서, 오나나는 상대의2골 모두에 실책으로 관여했다. 공교롭게도 전날은 네마냐 마티치와의 설전이 불거진 직후였다. 그 실수들은 일종의 분기점처럼 느껴졌다. 이전까지 팬들은 적응 과정에서 나온 실수를 어느 정도 용인했지만, 이번에는 동정심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골키퍼라는 믿음은 무너졌다.
7월 프리시즌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분위기였다. 여름 동안 새로운 계약을 요구한 것은, 특히 후벵 아모림 감독에게 좋지 않은 반향을 남겼다. 여기에 부상으로 시작하며 경기 감각이 떨어진 채 복귀한 점은 실망을 더욱 키웠다. 그의 플레이가 확신과 신뢰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그러한 선택들은 오나나가 맨유에 절실히 필요했던 안정적 존재라는 믿음을 약화시켰다.
기술적인 측면도 문제였다. 오나나는 다리를 넓게 벌리는 독특한 스탠스를 취하는데, 이는 아약스 시절 심도 깊게 연구된 동작으로, 낮은 볼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최고조의 경기력일 때 이 스탠스는 어려운 선방조차 평범해 보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기술은 확신과 명확성이 뒷받침돼야만 한다. 모든 움직임이 정밀해야 하고, 모든 판단이 날카로워야 한다. 의심이 생기거나 피지컬이 떨어지면 이 자세는 장점이 아니라 약점으로 바뀐다. 발이 정확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타이밍이 흔들리며, 평소 같으면 공에 빨리 도달할 폭발적 추진력이 오히려 느리고 비효율적인 움직임으로 변한다. 한때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무기가 그를 노출시키는 허점으로 돌변했다.
애초 맨유는 이번 여름 새로운 골키퍼 영입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2주 전 리그컵 그림즈비 타운전에서 나온 실수가 상황을 바꿨다. 찰스 버넘의 슈팅을 근거리에서 놓치며 실점한 장면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주저하는 모습이 분명했다. 정확히 스탠스를 잡고 자신 있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판단 사이에서 머뭇거렸고 공은 그대로 골문을 통과했다. 단편적으로 보면 작은 실수일 수도 있었지만,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시간 전체 맥락 속에서 이는 상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섰던 당당한 모습과는 너무나 멀어진 현재를 드러낸 것이다. 신뢰 회복의 마지막 희망은 그 순간 사라진 듯했다.
오나나의 사례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두 가지 모습이 뚜렷하게 공존하기 때문이다. 인테르 시절, 페널티 지역을 장악하며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빌드업을 주도하던 골키퍼가 있었다. 동시에 맨체스터에서는 흔들리며, 평소 같으면 압도했을 상대에게조차 고전하는 골키퍼도 있었다. 어느 쪽도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하나는 잘 짜인 시스템이 그를 떠받쳤고, 다른 하나는 불안정함이 그를 끌어내렸다. 진실은 그 중간에 있다.
현실은 맨유가 다른 무언가를 필요로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는, 차분함과 권위를 가진 골키퍼가 필요했다. 그러나 오나나는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도 그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그는 팀을 안정시키기보다는 주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잦았고, 혼란이 상징이 된 클럽에서 이는 위험한 조합일 수밖에 없었다.
과감한 변화로 시작된 영입은 결국 맨유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사례로 끝났다. 오나나에게 이 시기는 능력 자체보다 기대와 현실의 괴리로 기억될 것이다. 맨유는 여전히 확실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골키퍼를 찾고 있으며, 새 영입 센느 라멘스가 오나나가 채워주지 못한 부분을 담당해야 한다.
결국 이는 오나나의 기량 문제라기보다 환경의 문제였다. 그는 여전히 훌륭한 골키퍼이고,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팀 속에서 강점을 극대화한다. 만약 일관된 압박, 안정된 수비진, 경기 흐름을 통제하는 중원을 갖춘 다른 맨유였다면 그의 역량은 완벽히 들어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맨유, 여전히 방향을 찾아 헤매는 클럽에서는 시기와 상황이 어긋났다. 잘못된 아이디어가 아니라, 잘못된 타이밍이었을 뿐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608330/2025/09/07/andre-onana-trabzonspor-manchester-un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