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잉글랜드, 월드컵 예선 재개…투헬 앞에 놓인 4가지 익숙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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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지붐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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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이 이끄는 잉글랜드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월드컵이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25-26시즌 첫 번째 A매치 기간을 맞아, 잉글랜드는 지난 6월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야 할 뿐만 아니라 4점 혹은 6점의 승점을 쌓아야 한다. 동시에 새 사령탑 아래에서 좀 더 조직적이고, 일관성 있으며, 명확한 목적성을 가진 팀으로 거듭나야 한다.
일부는 지금 시점에서 투헬을 과하게 비판하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는 아직 잉글랜드 사령탑으로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고, 그 중 3경기는 알바니아, 라트비아, 안도라를 상대한 공식전이었다. 그러나 투헬은 월드컵 전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6월 A매치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안도라전에서의 힘겨운 1-0 승리와 노팅엄 포레스트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세네갈전 1-3 패배가 월드컵을 1년 앞둔 팀의 경기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는 점에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따라서 토요일 밤 빌라 파크에서 안도라전을 치르고, 화요일 세르비아 원정을 앞둔 상황에서 투헬이 마주한 4가지 과제를 짚어본다.
“이제 게임 모델이 시작된다”
투헬 감독은 지난주 금요일 웸블리 스타디움 인근 호텔에서 이번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당시 웸블리 스타디움은 콜드플레이 콘서트 장소로 사용됐다.) 그는 마치 잉글랜드 사령탑으로서 첫 두 차례 소집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앞선 두 번의 소집은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하고, 그들이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배우기 위한 학습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과정을 마친 투헬은 자신이 원하는 경기 원칙을 대표팀에 심어 넣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고려 대상이던 선수들의 긴 명단을 줄이고, 이번 소집에는 더 작은 규모의 명단을 발표했다. 또 이번 주에는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선수들을 소집했다. 이는 더 간결하고 집중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6월 세네갈전에서 기대에 못 미친 잉글랜드
이번 주는 잉글랜드가 내년 여름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 즉 투헬이 원하는 경기 방식을 세밀하게 주입하는 과정이었다. 투헬은 지난 금요일 이를 설명하며, 특히 특정 경기 국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가 볼을 소유할 때의 후방 빌드업, 상대 진영에서의 압박, 그리고 ‘미들 블록’ 수비가 그것이다. 그는 “이제 모델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은 화요일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투헬과 코칭스태프의 과제는 이 아이디어들을 선수들이 빠르게 습득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선수들의 과제는 각자의 클럽에서 익숙한 방식을 잠시 내려놓고 투헬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이다.
투헬은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선수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경기장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위 속에서 맞이할 순간을 대비하며
투헬 감독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지금까지 잉글랜드가 치른 경기들이 내년 여름에 겪게 될 환경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대회 예선과 메이저 대회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차이가 더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바로 내년 선수들이 맞닥뜨릴 기온 때문이다. 투헬은 올여름 초 미국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에 다녀왔고, 그곳에서 얼마나 어려운 환경이 될지를 직접 체감했다. 그는 “날씨가 매우 매우 덥고, 훈련과 경기에 적대적인 조건이었다”며 “아는 것과 실제로 그 속에서 뛰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토요일 빌라 파크는 온화할 것이고, 다음 주 베오그라드도 따뜻한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내년 여름 잉글랜드가 직면할 상황에 비할 바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예선에서는 대회 환경과 똑같은 시험대를 만날 수는 없다.
투헬은 기자회견에서 잉글랜드가 빌라 파크에서 올랜도에서 뛰듯이 경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그건 그냥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으며, “이번 달에는 내년 여름보다 더 많은 강도, 더 많은 스프린트, 더 많은 강렬한 움직임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주 경기들, 특히 안도라전을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리든, 반드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시 시험대에 오른 중원 밸런스
내년 여름 잉글랜드 중원의 핵심으로 데클란 라이스가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진짜 문제는 그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어떤 시스템 속에서 누구와 짝을 이루게 될지다. 투헬 감독 역시 동의하는 보편적인 인식은 라이스가 수비진 앞을 지키는 전통적인 ‘넘버 6’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아스날에서 그는 더 전진하는 역할을 맡으며 사실상 박스 투 박스로 움직이는 선수로 변모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순수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다.
투헬은 이 점을 활용하고자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잉글랜드에는 라이스 외에 정통 ‘넘버 6’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소집에서 부상으로 빠진 주드 벨링엄은 라이스보다도 더 공격적인 위치를 선호한다. 그렇기에 이번 A매치는 투헬에게 새로운 조합을 시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유력한 선택지는 라이스와 또 다른 한 명이 함께 서는 ‘더블 넘버 6’ 구도다. 투헬은 엘리엇 앤더슨과 애덤 워튼을 불러들였지만,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인 워튼은 소집 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에 루벤 로프터스-치크가 합류했고, 조던 헨더슨, 모건 로저스, 모건 깁스-화이트도 명단에 포함됐다. 투헬은 존 스톤스를 넘버 6 자리에 기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소집은 앤더슨, 그리고 어쩌면 로프터스-치크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케인을 커버할 자리를 노리는 주변 공격수들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 콜 파머가 모두 부상으로 빠졌고, 필 포든은 이번 소집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감독이 유로 2024에서 함께 기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젊은 공격 자원들이었다.
투헬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았을 때, 그의 임기를 규정지을 요소 중 하나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이들이 빠지면서 다른 신예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증명할 무대가 열렸다. 내년 여름 케인이 최전방 선발로 나설 것은 분명하지만, 최소 한 자리, 어쩌면 두 자리의 공격 포지션은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포든이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 상황에서 가장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선수는 마커스 래시포드다. 투헬이 이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17골을 기록 중이다. 케인을 제외하면 대표팀 내에서 6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래시포드의 득점 기록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에베레치 에제는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5년간 보여준 활약을 인정받아 아스날로 이적했으며, 왼쪽에서 전혀 다른 유형의 위협을 제공할 수 있다. 앤서니 고든과 노니 마두에케는 작년 이맘때 리 카슬리 체제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이제는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재러드 보웬이나 올리 왓킨스까지 포함해 이들 중 누구라도 2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의 공격 자원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