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토트넘 홋스퍼의 인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며 비용은 얼마나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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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는 감독과 선수들이 수없이 바뀌는 동안에도 구단주만은 변하지 않은 클럽이었다. ENIC이 권력을 쥔 지 거의 25년이 흘렀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보다 오래 구단을 소유한 이는 없다.
구단의 얼굴이자 대표였던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지난주 목요일 전격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불안정한 기류가 형성됐고, 잠재적 인수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NIC의 대주주인 루이스 가문은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새 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디 애슬레틱이 핵심적인 질문사항들을 짚어본다.
토트넘의 소유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
지난 20여 년간 지배 지분을 쥐어온 인물들이 여전히 주인이다. ENIC 스포츠가 토트넘 지분의 86.91%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오랜 인연을 이어온 소수 주주들이 가지고 있다.
ENIC 내부에도 지분 분할이 있다. 런던 출신 억만장자 조 루이스가 최대 주주였지만, 2023년 내부자 거래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분은 가족 명의로 설정된 재량 신탁으로 넘어갔다. 이로 인해 루이스는 프리미어리그의 구단주 및 임원 테스트를 통과할 수 없는 조건에 놓이게 됐다.
조 루이스
이 변화로 루이스 가문 신탁이 ENIC 지분의 70.12%를 보유하게 됐고, 이를 통해 토트넘의 지배 지분을 갖게 됐다. 나머지 29.88%는 클럽 회장으로 오랫동안 루이스와 호흡을 맞춰온 레비의 지분이다. 결과적으로 레비는 토트넘 전체 지분의 약 26%를 계속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ENIC은 한때 ‘English National Investment Company’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토트넘 팬들에게는 오랫동안 루이스와 레비의 또 다른 이름이나 다름없었다. 지난주까지는 말이다.
토트넘은 정말 매물로 나와 있는 것일까?
구단 측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대답은 단호한 “아니다”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렇다.
토트넘은 일요일 밤 11시 50분에 발표된 성명을 통해 최근 들어온 두 건의 ‘예비적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는 점을 밝히며 현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 제안은 과거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주주였던 아만다 스테이블리가 이끄는 PCP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리미티드, 그리고 로저 케네디 박사와 응 윙-파이가 파이어호크 홀딩스를 통해 주도한 투자 컨소시엄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인수 규정을 감독하는 영국 인수위원회(Takeover Panel)는 월요일에 후자의 그룹만을 ‘제안자(offeror)’로 공개했다.
스테이블리와 토트넘은 그동안 여러 차례 링크가 있었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베어스와 잭슨빌 재규어스의 NFL 경기를 관전했고, 뉴캐슬을 떠난 이후 새로운 도전을 찾고 있었다.
‘Not for Sale’ 메시지는 어제 클럽 채널을 통한 비나이 벤카테샴CEO의 인터뷰에서도 반복됐다. 그는 “루이스 가문은 매우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 그들은 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관여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어젯밤 늦게 성명을 발표했으며, 토트넘 홋스퍼는 매물로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 분명히 전달되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만다 스테이블리의 PCP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리미티드가 토트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복잡한 요소는 디 애슬레틱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매각 가능성이 있는 것은 토트넘 지분이 아니라 ENIC 지분이라는 점이다. 바하마에 기반을 둔 ENIC은 영국 내 토트넘처럼 인수 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ENIC 지분이 팔릴 경우, 이는 ENIC이 토트넘 지분을 매각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결국 클럽의 최종 통제권은 새로운 주체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토트넘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지 않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ENIC이 새로운 주체에 매각될 경우 구단은 새 소유주의 지배를 받게 되는 셈이다.
토트넘을 인수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추정치를 내놓았다. 회계 법인 KPMG 산하의 풋볼 벤치마크는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토트넘의 기업 가치를 31억 7,000만 파운드로 평가했으며, 이는 파리 생제르맹과 아스날에 근소하게 뒤진 수준이었다.
풋볼 벤치마크의 같은 분석에 따르면, 토트넘은 지난 9년간 재정 성장폭이 모든 클럽 중 가장 컸으며, 2016년 이후 가치가 357% 급등했다.
포브스 또한 매년 수치를 집계하는데, 지난 5월 기준 토트넘의 가치를 26억 파운드로 평가했다. 이는 런던 라이벌 첼시보다 앞서지만 아스날보다는 뒤에 위치한 수치다.
궁극적으로 토트넘의 가치는 ENIC을 유혹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구단 측은 최근 다른 빅클럽 매각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 첼시는 2022년 토드 보엘리와 클리어레이크 캐피탈에 25억 파운드에 매각됐으며, 이미 구축된 인프라는 토트넘 구단주들이 매각을 고려할 시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축구 업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방식으로 여겨지는 매출 배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토트넘의 가치는 매출의 6배를 적용해 약 30억 파운드 수준에서 책정될 수 있다. 그러나 단기간 내 매각을 추진한다면, 짐 래트클리프가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수 지분을 매입할 당시 평가된 40억 파운드 수준에 ENIC이 근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가치는 다니엘 레비 체제 아래에서 상승했다
토트넘은 24년 동안 트로피 2개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비쌀까?
우승컵이 전부는 아니다. 30년간 슈퍼볼 우승이 없었음에도 스포츠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댈러스 카우보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토트넘은 성과가 미미했던 시기에도 프리미어리그 ‘빅6’의 일원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일정한 프리미엄을 가진다. 딜로이트 머니 리그(연간 클럽 수익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 2023-24 시즌 집계에서는 첼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상위에 올랐다.
또한 토트넘은 글로벌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6만 2,000석 규모의 신축 홈구장으로 이전한 뒤 상업 수익과 매치데이 수익이 급등했다. 이 경기장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부러움을 사는 시설로, NFL 경기와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초대형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추가적인 재정적 안정성을 보장받고 있다. 런던이라는 입지 역시 해외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토트넘은 트로피가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운영에는 얼마나 비용이 들까?
토트넘 운영 비용은 몇몇 경쟁 구단에 비하면 극히 일부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토트넘은 의도적으로 절제된 운영 방식을 택했고, 임금 지출은 그 신중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2023-24시즌 토트넘은 5억 2,800만 파운드 매출 중 42%만을 선수 및 직원 임금으로 사용했다. 같은 해 첼시는 72%, 리버풀은63%를 임금으로 지출했다.
트로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토트넘은 오랜 기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구단으로 자리해 왔다. 2013-14시즌 이후 토트넘은 총 7,900만 파운드의 세전 누적 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많은 구단이 꿈꾸기만 하는 수치다.
토트넘은 10억 파운드 규모의 경기장 건설 비용을 갚았나? 그리고 왜 네이밍 권리를 팔지 않았을까?
토트넘 스타디움의 경우 타이밍이 모든 것을 좌우했다. 건설 비용은10억 파운드 이상이었지만, 지금 지었다면 두 배가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당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구단에 큰 이익이 됐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토트넘은 평균 2.66% 금리로 6억 3,700만 파운드를 재융자했다. 토트넘의 최근 회계 자료에 따르면 대차대조표에는 총 8억 5,100만 파운드의 대출이 남아 있지만, 이 중 7억 7,000만 파운드는 고정 금리 조건으로 차입된 것이다.
디 애슬레틱 분석에 따르면 전체 부채의 평균 상환 만기는 2042년 중반으로, 장기적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의 부채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내부적으로 논란이 될 법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토트넘이 여전히 홈구장 네이밍 권리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9년 4월 개장 이후 이번이 7번째 풀시즌인데, 그동안 상당한 수익을 놓친 셈이다.
레비는 2023년 팬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구단의 가치와 부합하는 브랜드와 산업군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토트넘이 원하는 수준의 조건을 맞출 파트너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레비가 토트넘 지분 26%를 보유한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까?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회사 의결권의 25% 이상을 보유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공시 자료에 따르면 레비가 토트넘에서 실질적으로 보유한 26% 지분이 곧바로 같은 수준의 의결권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토트넘에서 ‘중대한 지배력(significant control)’을 가진 인물로 분류된 이는 루이스 가문 신탁의 수탁자인 케이티 부스, 그리고 가문과 가까운 피터 채링턴 두 명뿐이다.
여기서 변수는 ENIC 지분 매각에 어떤 제약이 걸려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앞서 설명했듯 매각 가능성이 큰 것은 토트넘 홋스퍼 리미티드의 지분이 아니라, ENIC이 보유한 지분이며, 바하마에 기반을 둔ENIC의 구조와 그 안의 계약 조건은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레비 신탁이 매각 과정에서 일정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이를 확인할 자료는 없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만 놓고 보면, 레비가 매각을 저지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특히 그가 일상적 운영에서 물러난 지금은 더욱 약해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반인도 토트넘 지분을 살 수 있을까?
가능하다. 하지만 예전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토트넘은 1983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첫 번째 축구 클럽이었으나, 신축 경기장 자금 확보를 위해 2012년 ENIC 주도로 대체투자시장(AIM)에서 상장 폐지됐다.
현재는 소수 주주들이 온라인 플랫폼 ‘애셋 매치(Asset Match)’를 통해 2개월마다 열리는 정기 경매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한다. 거래되는 지분은 수만 주 규모에 불과하며, 전체 발행 주식 수인 2억 3,481만 1,443주의 극히 일부분이다.
팬들은 레비의 구단 퇴진을 요구해왔다
토트넘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른 주체는 누구일까?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만큼 오랜 기간 동일한 구단주가 있었던 경우는 없다. 2000년대 이후 구단의 변화를 고려하면 ENIC 체제가 어떻게 끝을 맞을지에 대한 추측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토트넘은 2024년 4월, 2022-23 회계를 공개하면서 레비 당시 회장의 성명을 덧붙여 스스로 이런 논의를 불러왔다.
성명에는 “구단의 장기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팀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향후 자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본 기반의 대폭적인 확충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사회와 자문사 로스차일드앤코는 잠재적 투자자들과 논의 중이다. 어떠한 투자 제안도 구단 주주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결국 외부 투자 유치 논의는 지분 구조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ENIC이 소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었다.
과거 토트넘과 연결된 이름은 다양하다. 첼시 인수 전 토드 보엘리, 싱가포르 투자자 포레스트 리, PSG 구단주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최근에는 여러 북미 스포츠 투자자들이 토트넘을 인수 대상으로 보고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구단의 공식 성명에 이름이 오르내린 경우는 없었으며, 바로 이 점에서 PCP와 파이어호크는 매우 다른 사례로 분류된다.
인수 절차는 얼마나 걸릴까?
이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첼시 인수는 이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제재로 절차가 빨라졌고, 토드 보엘리와 클리어레이크의 제안이 승인된 이후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아 마무리됐다. 다만 그 전까지는 6주가 소요됐다.
반면 뉴캐슬 인수는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가 직면한 여러 장벽 때문에 거의 18개월이 걸렸고, 결국 마이크 애슐리로부터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토트넘 매각이 이처럼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ENIC의 성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애초에 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610900/2025/09/09/tottenham-takeover-cost-va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