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웨스트햄과 원만한 이별 원했던 모하메드 쿠두스
작성자 정보
- 근력굿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8 조회
- 목록
본문
가나에서 휴가를 보내던 모하메드 쿠두스는 예상치 못한 구단의 관심 소식을 전해 들었다.
쿠두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떠나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런던 라이벌 첼시가 가장 앞서며 그의 영입을 추진했고, 지난 5월 일찍부터 관심을 표명했다. 첼시는 FIFA 클럽 월드컵(6월 15일 개막, 대회 우승)에 앞서 쿠두스를 엔초 마레스카 감독 체제에 합류시키고자 일찌감치 계약을 마무리하려 했다.
개인 합의는 이뤄졌지만 걸림돌이 있었다. 첼시는 웨스트 햄에4,000만 파운드와 미드필더 키어넌 듀스버리-홀을 포함한 스왑딜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양 구단은 합의에 실패했고, 듀스버리-홀은 8월 에버튼으로 3,000만 파운드에 이적했다.
한편 토트넘 홋스퍼 역시 쿠두스를 영입 대상으로 점찍었다. 쿠두스는 토트넘의 관심에 다소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은 7월 처음으로 쿠두스의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며 5,000만 파운드 규모의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웨스트 햄 수뇌부는 최소 6,000만 파운드 이상을 원했으나, 결국 공식적인 제안을 내놓은 구단은 토트넘 뿐이었다.
웨스트햄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모하메드 쿠두스
그러나 첼시는 쿠두스 영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윙어 노니 마두에케가 아스날로 5,500만 파운드에 이적을 앞두고 있었기에 공격 자원의 보강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토트넘은 쿠두스가 확실히 자신들과 계약할 의지가 있는지 보장받길 원했다. 첼시가 막판에 이 딜을 하이재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쿠두스는 토트넘에 합류하겠다고 약속했고 첼시로 이적했을 때보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는 결국5,500만 파운드에 토트넘으로 이적했고, 웨스트햄과 토트넘 사이에서 선수가 이동한 것은 2011년 8월 스콧 파커가 웨스트햄의 강등 이후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 주말 런던 스타디움 원정에서 쿠두스는 적대적인 환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날들과는 대조적이다. 시즌 티켓 보유자인 빌리 본즈 스탠드의 한 팬인 이안은 쿠두스를 보기 위해 5,000km 이상 떨어진 가나 아크라까지 원정을 떠나 국가대표 경기를 직접 관전하기도 했다.
쿠두스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의 단독 돌파 골, 맨체스터 시티전의 환상적인 발리 슛 등 인상적인 순간들을 남겼지만, 이제 더 이상 그의 쇼맨십은 클라렛 앤 블루 유니폼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쿠두스가 토트넘 합류를 원했던 이유에는 유럽 대항전 출전도 있었다. 지난 시즌 웨스트 햄보다 낮은 17위에 머물렀던 토트넘은 유로파리그를 우승하며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 쿠두스는 중동 구단들의 관심도 받았지만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원했다.
슈퍼컵 결승에서 뛴 모하메드 쿠두스
해당 딜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첼시는 쿠두스 영입에 충분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쿠두스는 더 이상 기다릴 생각이 없었고, 자신을 데려오려는 토트넘의 확고한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는 2023년 여름에도 비슷했다. 다재다능한 공격수 쿠두스에게 첼시가 관심을 보였지만, 당시에도 이적 성사를 미루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웨스트햄과의 협상 과정에서 전 기술이사 팀 슈타이텐은 쿠두스가 핵심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득했으며 이로 인해 아약스로부터 그를 3,800만 파운드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쿠두스는 5년 계약에1년 연장 옵션을 포함한 계약서에 사인했다.
쿠두스는 2023-24시즌에 곧바로 적응하며 45경기에서 17골 6도움을 기록했다. 2024년 여름에도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으나 모두 거절됐다. 사실 그의 이적 의지는 데뷔 시즌 직후부터 있었다. 문제는 웨스트 햄이 8,500만 파운드에 달하는 방출 조항 발동을 요구했으나 많은 구단이 이를 주저했다는 점이었다.
2024-25시즌에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35경기에서 5골 4도움에 그쳤다. 1군 코치였던 욘 헤이팅아가 리버풀로 떠난 것과 전 감독 훌렌 로페테기와의 불화가 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9월 브렌트포드 원정 전반 종료 후, 쿠두스와 로페테기는 격한 언쟁을 벌였다. 이후 웨스트햄 수뇌부는 쿠두스 측에 연락해 감독과의 문제는 없다고 안심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쿠두스는 웨스트햄에서의 생활에 더 큰 환멸을 느끼게 됐다.
5월 경기에서 토트넘의 케빈 단소와 볼 경합을 벌이는 모하메드 쿠두스
쿠두스는 이적을 원했지만, 불화 속에서 팀을 떠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그의 측근들은 이적 요청서를 제출했다거나 훈련에 늦게 합류했다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예정대로 7월 7일 러시 그린에서 프리시즌 훈련에 참가했다.
쿠두스는 웨스트햄에서 공격 전방의 여러 포지션에서 기용됐으나, 본인이 선호하는 위치는 오른쪽 윙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주장 재로드 보웬이 자연스럽게 맡고 있었고, 이는 쿠두스가 해당 자리에서 뛸 기회를 제한했다. 그가 이적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도 본래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토트넘 합류 이후 그는 번리전(2도움), 맨체스터 시티전, 본머스전 등 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주 포지션에서 출전했다.
쿠두스는 런던 스타디움에서 자신을 기다릴 격렬한 야유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한때 그곳은 그의 놀이터와 같았고, 관중석에서는 가나 국기가 흔들리며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이적으로 인해 형성된 불신과 반감은 당분간 사라지기 어려울 전망이다.